<中-日, 난징대학살 영화에서 선전戰>

(홍콩=연합뉴스) 오는 13일 난징(南京)대학살 70주년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간에 영화 선전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중국과 해외 영화계에서 일본군의 난징대학살 만행을 고발하는 10여편의 영화가 만들어지자 난징대학살은 허구라고 주장하는 일본 우익인사들이 영화 제작을 통해 제2차 난징전투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난징'이 올해 국제영화제 출품에 이어 내년 아카데미 영화제의 최우수 다큐멘터리 후보작으로 선정됐으며 중국의 루촨(陸川) 감독의 '난징! 난징!'도 마무리 제작 단계에 들어서면서 내년초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홍콩 얀하오(嚴浩) 감독의 '난징 크리스마스 1937'과 통콰이라이(唐季禮) 감독의 '일기'도 영화 촬영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과 할리우드가 합작한 제작비 4억위안 규모의 '퍼플 마운틴(南京浩劫)'도 이미 촬영이 시작됐다.

홍콩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와 양쯔충(楊紫瓊)의 초호화 캐스팅과 함께 영국 기자가 목격한 난징대학살의 참상을 그린 또다른 합작 영화 '고해(苦海)'도 제작 후반 단계에 이르렀다.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도 난징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를 준비중이다.

특히 독일에선 3년전 자살한 중국계 미국인 작가 아이리스 장(중국명 張純如)이 저술한 책 '레이프 오브 난징(The Rape of Nanking)'을 토대로 '욘 라베'라는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난징의 쉰들러'로 일컬어지는 욘 라베는 중국에 파견된 나치 기업인으로 난징대학살 당시 상당수의 난징시민들을 죽음에서 보호해준 의인이다.

하지만 이들 난징대학살 영화제작 열기는 일본 우익인사들의 눈에는 반일(反日)감정을 부추기는 국제적인 대합창으로 여겨진다. 우익인사들은 중국이 난징대학살을 허위로 꾸며 국제사회의 대일 정서를 조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우익 영화감독인 미즈시마 사토루(水島總)는 이에 맞서 '난징 진상'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중이다. 미즈시마 감독은 영화에서 난징전투 당시의 역사연구를 통해 부당하게 죽음을 당한 민간인은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살의 증거로 나온 사료는 모두 중국측의 선전 자료이며 일본군이 참수한 시체가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사진도 조작된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인은 저렇게 시체에 악랄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영화는 주장한다.

나카노 아키라(中野晃) 일본 조지(上智)대 정치학교수는 "이들 우익인사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미국인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 스스로를 속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13일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재개관하는 등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18개월간의 보수, 정비 작업을 마무리한 난징대학살 기념관 재개관식에는 전세계에서 역사학자, 전문가 80여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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