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아쉬운 공연이었다.
13일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수원시교향악단의 제179회 정기연주회는 지난 6월30일 군포문예회관에서 트리오 콘브리오 코펜하겐 연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협주곡을 접한 경험이 있어 기대가 컸던 연주회였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기존 연주회 형식과는 달리 서곡의 연주는 없었다.
첫 연주곡은 근대 협주곡의 독주 부분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라는 세 악기에 분담시킨 독특한 형식의 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 협주곡 다장조 작품 56.
이 곡은 근대 악기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독주악기로 쓰고 여기에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붙인 형식으로 협주곡으로는 음악사적으로 보아도 이처럼 편성된 곡은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각 악장끼리 통일성을 갖고 있고 개성적이고 리듬감 있는 모티브가 저음부에서 시작돼 단계적으로 모든 악장들을 통해 반복되는, 전체적으로 혁신적인 느낌과 다이나믹한 개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김영호,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은, 첼리스트 임경원은 수원시향 박은성 지휘자와 함께 무대에 등장, 잠시동안의 튜닝을 거쳐 곧 연주에 들어갔다.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독주 등으로 제1주제가 연주되고 목관악기의 섬세한 움직임과 후반부에서 독주 악기들의 화려한 기교가 되풀이됐다. 첼로 독주가 아름답고 서정적인 주제를 연주하고 피아노와 독주 바이올린, 독주 첼로가 앞의 주제를 변조하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대화를 반복했다.
이들의 앙상블은 약간 빠르게 느껴지는 분위기에서 활력을 잃지않고 역동적이면서도 에너지가 충만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관객들도 이들의 멋진 연주에 3번의 커튼콜과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하지만 15분간의 인터미션 후 이어진 브르크너의 교향곡 제5번은 전반부의 협주곡에 비해 너무 길어 지루하고 귀를 울리는 관악기들의 고음으로 인해 전반부의 감동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수원시향은 두 번째 연주에서도 자신들의 기량을 맘껏 펼쳐보였지만 관객들의 귀에는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연주 중간 자리를 뜨는 관객들이 보였으며, 인터미션 후 많은 관람객이 입장하지 않아 객석은 썰렁한 느낌까지 주었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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