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바다에 접해 있는 예쁜 유럽 마을의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꿈. '마녀배달부 키키'는 어렸을 적 누구나 꿈꿨을 법한 순수한 소망을 실현해 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확고한 명성을 쌓아놓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애니메이션을 지브리 스튜디오 설립 초기인 1989년 만들었지만 국내에서는 뒤늦게 18년 만에 극장 개봉된다.
빗자루를 탄 마녀라는 서양의 전설을 소재로 삼고 있어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초현실적 상상력을 무한하게 펼친 작품은 아니지만 열세 살 초보 마녀가 인간 세계에서 펼치는 모험담을 통해 따뜻하고 활기찬 동화의 모습을 한껏 살리고 있다.
여기에 마법의 빗자루와 자동차, 비행선이 공존하는 자유로운 시대적 배경과 근현대 유럽 마을이란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쾌한 판타지의 분위기도 가득히 펼쳐진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주인공 키키가 빗자루를 타고 푸른 바다나 숲 위를 시원하게 가르는 장면은 역시 영화의 백미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초기작답게 이 애니메이션에는 정겨우면서도 선이 깔끔한 그림체가 살아 있다. 사람뿐 아니라 말하는 고양이 등 동물의 모습도 최대한 귀엽게 그려낸다.
또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영화음악 감독 히사이시 조의 감성적인 선율도 들을 수 있다.
마녀인 엄마와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 키키는 13살이 되면 보름달이 뜬 날 홀로 길을 떠나 마을을 한 곳을 선택해 수행을 해야 하는 마녀들의 오랜 관습에 따라 집을 떠난다. 키키는 마녀의 동반자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다 기차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며 넓은 항구도시에 도착한다.
키키는 마을에서 실수로 차도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톰보라는 마을 소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난다. 키키는 새로운 마을이 낯설고 어떻게 정착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지만 친절한 빵집 주인 오소노 부인의 도움으로 다락방에 짐을 풀게 된다. 점 보기나 약 만들기 등 특별한 기술이 없는 키키는 빗자루를 타고 물건을 배달해 주고 돈을 받는 일을 시작하기로 한다.
22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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