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미술계도 개인전과 단체전이 줄을 잇는다. 10월과 11월마다 대관 전쟁이 펼쳐지고 알토란 같은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감상할 수 있고 좀 색다르지만 관심을 끄는 곳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는 여유와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김윤경 개인전=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을 테마로 작품을 그린다. 그런나 정작 그가 추구하는 길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길의 주변을 이루는 나무와 상가 건물, 붉고 푸른 하늘이 더 큰 비중으로 등장한다. 오는 14일까지 안양 롯데화랑에서 열리는 전시는 ‘청계천을 걷다’와 ‘길과 나무’ 시리즈가 주를 이룬다. ‘청계천을 걷다’는 청계천 주변의 높고 낮은 건물이 연필과 아크릴 등에 의해 담겨졌다. 현대적인 진경산수를 엿보듯 담담히 그려낸 청계천 풍경이 이채롭다. ‘길과 나무’는 가로수와 전봇대, 그리고 하늘이 나타난다. 유리파편처럼 여러 조각으로 분리한 화면은 작가의 과거를 기록하고 있다. 유년시절의 집과 동네, 나무 등의 잔상이 조각조각 결합됐다. 문의(031)463-2715
◇三전= 조각전문 갤러리 마나스 아트센터가 박승모·이재효·최태훈 3인의 전시를 선보인다.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며, 독특한 개성의 조각가 3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박승모는 알루미늄을 재료로 유동적이며 일정한 질서를 지닌 작품을 만드는데, 특히 이번 전시는 인체에 초점을 맞춰 원형과 모방의 관계를 풀어낸다. 이재효는 통나무와 나뭇가지, 나뭇잎 등 자연의 일부를 그만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한다. 최태훈은 거대한 우주를 연상시킬 만큼의 대형 작품을 통해 철이란 차가움과 빛의 만남을 추구한다. 문의(031)774-5123
◇최광옥 개인전= 전시장 절반 정도를 가득 매운 한국화. 끝없이 펼쳐진 남해의 섬들을 한데 모아 놓은듯 전시장은 풍만한 묵향이 퍼져 있다. 오는 12일까지 수아아트스페이스에서 펼쳐지는 최광옥 경기대 대우교수의 9번째 개인전이다. 깎아지른듯 우뚝 솟은 바위섬과 간간히 솟아오른 나무들이 정답게 이웃하고 있다. 유심히 작품을 들여다보면 바닷낚시에 심취한 강태공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최 대우교수는 동방현대채묵회와 동방예술연구회, 어우름, 여적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의(031)258-5652
◇서호수채화회= 지난 2000년 창립한 이래 다채로운 전시를 펼쳤다. 정기전은 물론 소품전, 기획전, 초대전 등을 통해 수채화의 멋과 맛을 전파하고 있다. 오는 15~22일 수원 장안구민회관 3층 노송갤러리에서 열리는 8회 정기전에선 어떤 작품들이 선보일까. 함성효 회장은 계절을 앞질러 ‘겨울’이란 작품을 출품한다. 소복히 눈쌓인 농가와 들판이 한 없이 정겹다. 조순자의 ‘갈담리의 겨울’은 돌담을 따라 휘몰아치듯 꺾여 있는 길목 풍경이 눈길을 끈다. 김순수의 나팔꽃 작품과 김은자의 정물화 등도 만날 수 있다. 문의(031)240-3000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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