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 골프방 대중화 이룰것”

 장호정  / ㈜월드스크린골프 대표

㈜월드스크린골프는

고양시 덕양구 지식정보진흥원에 본소를 두고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직원은 총 25명으로 이중 개발팀은 기술력 유지에 근간이 되는 보안을 위해 별도 분리돼 운영중이다.

스크린골프는 일반적으로 정면 스크린에 3D시뮬레이션과 센서모드 등이 작동, 여러기능을 포함한 ‘도심 속의 골프장’으로 필드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유사상황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굳이 필드를 나가지 않더라도 필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스스로의 골프능력 향상을 위한 과학적인 진단 또한 받을 수 있다.

장호정 대표가 구상하는 ‘골프방’은 노래방과 흡사한 시스템을 지닌다. 스크린골프장에는 쇼파와 같은 휴게공간도 마련돼 있으며 1인당 2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18홀을 돌게 된다. 게다가 스크린골프에 내장돼 있는 수십, 수백여 개의 필드 소프트웨어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골프장까지 안내한다.

아직도 일부 특정계층 위주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국내 골프 문화가 골프방을 통해 대중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자뭇 기대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골프 엑스포(Expo)에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한 기업체가 참가했다.

세계 몇몇 나라에서 이미 개발됐던 ‘스크린골프’를 내놓은 ㈜월드스크린골프는 비록 후발주자에 속했지만 기존 기술력을 뛰어넘는 차별성과 순수 개발한 기술로 관람객은 물론 각국 바이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 업체는 패기 하나로 뛰어든 외국 박람회에서 미국 등 여러나라는 물론 10년 가까이 스크린골프 업종을 이어오던 타업체들을 제치고 당당히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월드스크린골프의 장호정(37) 대표가 스크린골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는 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골퍼인 부인과 장인의 권유로 2005년 스크린골프를 접하게 된 그는 젊은 나이에 겪었던 사업실패라는 쓴맛의 기억에 망설임 끝에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뭐랄까…. 저도 처음 경험한 건데, ‘이거다’싶은 느낌이 전해왔습니다. 머리 속을 뚫고 가는 한 단어가 있었어요.”

총알이 머릿속을 관통하듯 ‘골프방’이 스쳐 지났다. 계획을 잡아 놓은 것이 아니기에 구체적으로 표현할 순 없었지만 노래방의 성공신화가 골프방으로까지 이어지리라 믿음이 왔다. 이때부터 그는 혈혈단신 무던히도 발품을 팔았다.

처음 아무런 정보없이 내딘 발걸음인지라 막막했지만 게임업체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개발자들을 찾아다녔다. 수소문 끝에 두 명, 세 명, 네 명… 마음이 통하는 동반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본격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스크린골프는 사실 이미 이전부터 국내에 들어와 일부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성업중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외국 기술력에 의존해 있었고 틈새시장이라는 한계 속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대중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같은 시장분석 아래 도전한 장 대표의 여정은 국내외를 넘나들게 됐고 그곳 스크린골프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한 장 대표는 비로소 동반자들과 초기작업을 완성했다.

“1년 만에 첫 기계가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처럼 모자란 것도 많았죠. 그렇다고 보완작업을 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장 대표는 우선 앞서 나왔던 스크린골프를 넘기 위해 골프장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투자했다. 당시만 해도 스크린골프 기계 한 대당 20개에서 많아야 40개 정도의 필드만을 보유한 골프장 소프트웨어를 장 대표는 70여 개로 대폭 늘려 골퍼들의 다양성을 충족케 했다. 또 60%에 육박하는 실골프장과의 유사성에 순수 국내기술로 일궈낸 편의성 등도 더했다. 한 마디로 틈새시장을 대중시장으로 확장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보유중인 골프장 소프트웨어만도 140여 개에 이르는데, 내후년까지는 400여 개를 만들어낼 계획이에요. 사람들이 골프방을 찾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가장 단순히는 시·공간의 제약에 따른 연습 개념이겠지만 이는 일부 골퍼들의 이야기이고 궁극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어울리며 즐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몇 번 와봤더니 ‘그게 그거네’라고 하면… 재미없겠죠?”

그의 노력은 올해부터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베이징골프엑스포는 물론 지난 9월 고양 킨텍스에서 경기도가 주최한 G-Fair(경기도 우수상품박람회)를 통해서도 명성을 떨쳤다. 중국에는 이미 현지 법인이 세워졌고 국내에만도 40여 개의 지점이 운영중이다. 또 중동 두바이와 100여 대의 기계수출을 화두로 협의중에 있으며 이 밖에 베트남과 싱가폴 등에서의 러브콜도 꾸준하다. 불과 3년이 채 안된 세월만에 일궈낸 세계시장 진출이다.

이런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게임산업이 성장할 무렵 투자자로 나섰지만 손해를 감수해야 했고 20대 중·후반에는 야심찬 포부로 유스호스텔 사업을 추진하다가 IMF를 겪으며 젊은 나이에 도망자 생활도 감수해야 했다.

“아직 성공이라 하기엔 좀 그렇죠. 투자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 집도 잡히고, 빚도 있고…. 그래도 투자는 계속할 것입니다. 골프방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쉼없이 달리는 것, 그것이 제 업(業)인 것 같아요.”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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