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순 SNP TEC 대표
‘30초, 그 이상의 가치를 위해’
6년전 열정 하나로 버스광고 시장에 뛰어든 황기순 SNP 대표(www.sptec.net).
SNP는 LCD 모니터를 이용,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기업이나 상품광고, 지역홍보, 생활정보를 TV광고와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간 제공하는 LCD 버스광고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얻은 광고 컨설팅의 노하우와 철저한 관리시스템으로
변화무쌍한 패러다임에 빠르게 적응, 업계에서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지니어에서 사업가로
원래 그는 엔지니어였다. 어릴적부터 엔지니어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사업을 시작하리라고는 꿈조차 꾸지 않았다.
사업가가 되기전만해도 황 대표는 LCD 모니터를 생산하는 중견기업에 다니며, 훗날 남들에게 인정받는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다. 엔지니어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황 대표가 영업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회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금난과 판매부진을 겪으면서부터다. 회사를 살리자는 생각에 전 직원이 영업에 나섰고, 그도 자연스럽게 영업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영업이라는 말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엔지니어가 무슨 영업이냐며 탐탁치가 않았다고 한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팔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자기 자신도 의아스러웠지만 용기를 냈다. 이런 용기는 곧 자신감을 가졌왔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재치까지, 상대방을 배려하고 호감을 갖게 하는 그의 영업 전략은 곧 결실로 이어졌다. 불과 수개월만에 300여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 자신도 놀랐다. 황 대표 스스로도 그때 ‘또다른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계기가 그를 창업에 이르게 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001년 시스컴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전국 LCD 모니터 총판과 차량용 LCD TV를 판매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이었던 생산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1년반만에 회사를 정리했다.
#고정관념을 깨라
시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는 다시 일어서야 했다.
2003년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그동안의 기술력을 집약한 전자액자인 매직프레임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TV를 끄면 사진 액자로 자동으로 전환되는데다 DVD, MP3, 오디오, 광고 애니메이션 등을 갖춘 다기능 디지털 액자였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황 대표는 이 제품을 들고 웨딩샵 등 관련 분야의 업체에 직접 발로 뛰며 영업했다. 아이디어도 괜찮고, 기능도 좋아 판매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 하나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아이디어나 제품 자체가 생소하다보니까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들 제품의 아이디어나 기술력은 인정하면서도 상업성에서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연이 기회로
우연한 기회에 성남 지역 시내 버스 100여대에 매직프레임을 달았다. 제품 생산과 관련된 OEM도 체결하고 대리점도 계약했다.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상호도 SNP TEC로 변경했다.
그러나 잠시 희망이 보이는 듯 했지만 이마저도 결국 실패로 끝났다. 버스는 진동이 심하고 불규칙한 전압 때문에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기존 업체들도 이러한 기술적 문제 때문에 버스내 동영상 광고 시장을 포기했다.
그도 제품의 성능만큼은 자신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품의 디자인에 신경쓰다보니 버스마다 구조가 달라 설치에 문제가 많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기존 버스 광고 업체들의 견제도 만만찮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다시 연구에만 몰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첫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그는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로 황 대표는 겸손과 신중을 배웠다.
근본적인 하자 해결을 위해 꼬박 1년이라는 세월을 바쳤다. 2004년, 무선 콘텐츠 자동 갱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버스의 모니터와 음성 안내방송은 물론, 동영상 광고, 문자서비스 등이 동시에 가능한 제품이었다.
특히 광고 내용도 30초 분량의 동영상 화면으로 구성, 일반동영상, 디지털 편집, 플레쉬 제작 등 자유롭고 창의적인 ‘살아 숨쉬는 광고’를 만들어냈다.
본사가 있는 평택 지역 시내버스 100대에 동영상 광고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처음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버스 회사는 물론이고 광고주, 고객들까지 시내버스에서 LCD모니터로 다양한 광고나 정보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대성공이었다.
#시장을 꿰뚫어보라
황 대표는 광고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따라잡고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수시로 지역별 특성분석과 유동인구 등을 분석, 최저 비용으로 초대의 광고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가격에서의 경쟁력은 절대적이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버스 한대에 한달 평균 4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을 받고 있다. 하루 평균 버스 한대에 1천명 정도가 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어머어마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고객 순환이 빠른데다 노출이 잘돼 반복홍보 효과와 집중 효과가 크다. 버스 이용객이 광고 효과가 높은 학생이나 주부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희망을 쏜다
황 대표는 요즘 전국을 돌며 영업을 직접 챙긴다. 이렇게 자동차로 이동하는 거리가 1년에 6만~7만㎞는 족히 된다. 주요 타깃은 지역의 대학이나 관공서.
현재 수원을 비롯해 안성, 서울, 아산, 청주, 춘천, 원주, 대구, 포항 등 현재 11개 시군에 2천200여대의 LCD동영상 광고 기계가 설치됐다. 올해안에 광주와 울산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얼마전에는 인천공항에 호텔 홍보를 위한 대형 LCD 모니터를 설치했다. 이를 계기로 호텔업계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조만간 전국 지사나 총판 모집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도 있다.
그는 회사 이익에만 여념하지는 않는다. 얼마전 경기지방통계청과 제휴하고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꼭 광고가 아니더라도 각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나 관공서의 유익한 정보, 생활정보 등을 지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황 대표는 훗날 사회복지사업을 하고 싶다고 한다. 시간나는데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도 잊지 않는다.
그는 버스광고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 직접 현장을 달린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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