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노인복지 일자리 제공부터…’ 한목소리
“최고의 노인복지는 일자리 제공입니다” 열한번째 노인의 날을 맞는 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오래된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고 싶지만 현실은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한모씨(71)는 지난달 27일 수원시 장안구 S아파트 경비로 취업, 5일째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씨는 지난 6년간 6개의 아파트를 전전하며 경비일만 해왔다.
건설공무원 7년, 건설회사 근무 10년, 각종 건축, 토목사업 등 20여년 동안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70이 넘은 한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파트 경비 뿐이었다.
군청 도시행정과장 출신인 이모씨(67)도 전공을 살려 건설관련 일을 하고 싶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4년째 특별한 직업없이 지내고 있다. 그나마 뒤늦게 취득한 컴퓨터강사자격으로 동네 경로당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컴퓨터를 가르치며 위안하고 있다.
컴퓨터 강사일을 계속 하고 싶은 이씨는 지난달 중순 수원시청을 찾아가 컴퓨터 강사 일을 지원했지만 큰 기대는 갖고 있지 않다.
아파트 경비 외에 특별한 일거리가 제공되지 않는 이들은 간간이 좋은 아르바이트 거리를 찾아도 무시당하기 일쑤다.
공직생활 33년 경력의 이모씨(62)는 지난달 26일 산업기능사·기사 시험감독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불편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3시간 동안 서 있기 괜찮으세요?’라는 등 관계자들의 질문에서 ‘노인에 대한 불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는 공직경력자들을 선발, 경기도 공무원 시험감독직을 제의했지만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 후 5개월이 넘도록 아무 반응이 없다.
한씨는 “노인들은 아파트 경비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할 때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만큼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말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도내 인구의 7.5%인 85만4천여명(2030년 300만명)이며 경기도는 이중 1.7%인 1만5천여명에 대한 취업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임성준기자 sj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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