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코미디 전성시대 끝났나>

(연합뉴스) 올해 개봉한 코미디 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코미디 장르의 전성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마파도2'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최강로맨스' '마강호텔' '쏜다' '이장과 군수'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죽어도 해피엔딩' 등 10여편의 코미디 영화가 개봉했으나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보통 '흥행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 200만 관객을 넘긴 코미디 영화는 2월에 개봉한 '1번가의 기적'이 거의 유일한 실정이다.

다른 코미디 영화들은 대부분 100만 명에도 훨씬 못미치는 관객이 들어 흥행에 참패하거나 100만 명을 겨우 넘기는 정도의 스코어로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맞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 같은 실적은 '투사부일체'(610만 명), '미녀는 괴로워'(662만 명), '가문의 부활'(346만 명), '맨발의 기봉이'(245만 명), '달콤살벌한 연인'(235만 명), '청춘만화'(206만 명), '구세주'(200만 명) 등 200만 관객이 넘는 코미디 영화가 예닐곱 개씩 탄생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극히 부진한 것이다.

강우석 감독의 흥행작 '투캅스'(1993년) 이후 코미디 장르는 한국영화 부흥과 수익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에 올 들어 나타난 코미디 영화 몰락 현상은 충무로 영화제작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코미디 장르는 심각한 영화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국내 관객의 기호와 맞아떨어질 뿐 아니라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충무로 영화제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 씨는 "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싶으면 영화제작자들이 크게 다를 것 없는 비슷비슷한 유형의 아류작들을 양산해내다 보니 어느덧 식상함을 느끼게 된 관객이 코미디 영화를 외면하게 된 것 같다"면서 "새로운 소재와 스타일을 발굴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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