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애덤 샌들러표 코미디 '척 앤 래리'

(연합뉴스) 호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사랑과 우정을 강조하는 코미디 영화로 이미지를 쌓아 온 할리우드 배우 애덤 샌들러가 이번엔 '척 앤 래리'로 돌아왔다.

그가 앞서 출연한 '빅 대디' '클릭' 등이 갑자기 나타난 어린 아들이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생 개조용 리모컨을 사건의 발단으로 삼았다면 이번엔 코미디 소재로 다루기엔 좀 엉뚱한 동성애를 내세웠다.

뉴욕 브루클린 소방서의 명물 소방관인 척 레빈(애덤 샌들러)과 래리 밸런타인(케빈 제임스)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 이들은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서로 목숨을 구해주며 우정을 다진다.

이들에게 차이점이 있다면 래리는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한채 혼자 아들과 딸을 키우느라 고생하는 홀아비인 반면 척은 예쁜 여자들과 데이트하는 것이 사는 낙인 바람둥이라는 점.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빠져 있던 래리는 뒤늦게 자신의 연금 수혜자를 아내에서 아이들로 바꾸러 시청에 가지만 이미 시간이 오래 지나 새로 결혼하지 않는 한 수혜자를 바꿀 수 없다는 답변만 듣는다. 래리는 화재 현장에서 사고라도 당하면 세상에 믿을 사람은 척뿐이라는 생각에 척에게 게이 커플로 위장해 달라고 부탁한다.

척과 래리는 게이 커플로 시청에 등록하지만 시청에서는 이들이 연금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깐깐한 직원 클린트 피처(스티브 부셰미)를 파견해 조사를 시작한다. 이들은 여성 인권변호사인 알렉스(제시카 비엘)를 찾아 법률 상담을 받는데 척은 알렉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척 앤 래리'는 곳곳에서 관객을 웃기면서도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기본을 갖춘 코미디 영화다. 샌들러는 친근한 코미디 연기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역할이란 점을 또 한 번 증명한다. 그간 샌들러 친구 역할을 한 많은 배우들이 조연에 그친 데 비해 케빈 제임스는 커다란 덩치에 가슴이 따뜻한 단짝 친구 역할을 잘 소화하면서 영화를 쌍끌이한다.

철 없는 이웃집 총각 같은 샌들러에게 늘 붙어다니는 아름답고도 반듯한 '샌들러 걸'로는 제시카 비엘이 등장했다. 비엘은 정장에서 속옷, '캣 우먼' 의상까지 다양한 옷을 갈아입으면서 섹시한 매력을 마음껏 뽐내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척 앤 래리'는 그러나 동성애자의 인권 보호를 주제로 삼으면서도 그들을 웃음거리로 삼는 자가당착적 모순을 안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편견에 가득 찬 보수주의자들이 동성애자를 얼마나 부당하게 핍박하고 있는지 항변하면서도 뒤돌아서면 금세 동성애자 특유의 몸짓과 태도를 빗댄 질 낮은 농담을 툭툭 내뱉는다. 코미디 영화에서 '웃자고 하는 말'로 넘겨버리기 힘든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유머도 거슬린다.

데니스 듀건 감독이 '빅 대디'에 이어 다시 한 번 샌들러와 호흡을 맞췄으며 '사이드웨이'로 미국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가 각본을 맡았다.

내달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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