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홍보시대 e곳으로 초대합니다.

시즌소프트 대표  이 영 아

세계적인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이름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이라 일컬어졌던 법조계는 물론 제조업, IT기술직까지 여성들의 이름으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젊은 2030세대들의 톡톡튀는 아이템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아직 미개척분야에 뛰어든 당찬 여성 CEO가 있다. 이영아(30) 시즌소프트(www.seasonsoft.co.kr)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전은 시작됐다= 2005년 10월 이 대표는 고등학교 동창이던 절친한 친구와 함께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한 것이다.

IT계열의 괜찮은 벤처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터로 일하던 그녀는 물론이고 동업자인 친구 역시 순탄한 길을 뒤로하고 험난한 길을 택했다.

친할 수록 돈거래나 동업은 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이 두사람은 아직도 끈끈한 동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일단 ‘신뢰’가 최우선으로 전제돼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파트너를 만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녀와 친구는 더할나위 없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확신한다.

사업 초기,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밤에는 함께 창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시장조사도 하고 사업계획서까지 만들면서 밤을 지새우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지만 친한 동업자가 있어 서로에게 위안이 됐다고 한다.

그녀는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며 신중을 기했고, 결국 6개월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창업을 선언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전자초대장 사업이다.

◇꿈이 현실로= 창업한지 3개월만에 사업자 등록을 내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일사천리였다. 그동안 살면서 크게 실패한 경험도 없었고, 실패라는 것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사장’이라는 호칭도 어색하고, 회사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규모도 초라했지만 전자초대장은 그녀들에게 또다른 도전과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무슨 용기에서인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웨딩전문업체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그동안 구상한 남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준비한 것에 비해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은 사라지고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절치부심(切齒腐心)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했다. 프로그램과 웹디자인을 자체 개발한 것은 물론 웹사이트까지 구축하고 영업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행착오를 겪은터라 보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고 부딪히는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하나씩 결실을 맺었다. 많은 사람들이 톡톡튀는 감각의 홈페이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차츰 주문도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초대장까지 손을 뻗쳤다.

◇제2의 도전= 그녀에게 2007년은 기억이 남는 한해가 될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한지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회사가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할 수 있는 공간확보는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업체의 특성상 넓은 공간은 필요치 않았지만 안정적으로 작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은 필수적이었다. 수소문끝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면서 부담을 크게 줄였다. 불과 3천만원이라는 많지 않는 돈으로 창업을 하면서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더욱 절실했다.

이어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전자초대장은 그 시간에 비해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고부가 가치의 아이템이 필요했다.

고민끝에 결정한 것이 바로 기업이나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전자카달로그 사업이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온라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상에 자신의 회사를 소개할 수 있는 카달로그야 말로 아직 개척되지 않은 블루오션과 같은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시즌소프트’라는 회사의 이름도 ‘e-프로포즈’에서 바꿔달았다. 전자청첩장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프로포즈라는 이름을 섰지만 사업확장에 있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이 대표는 2005년 창업한 뒤 쉴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그녀의 이력을 보면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순간도 쉼없이 달려왔음을 알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리고 취업, 창업. 그녀는 직장생활과 창업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런 그녀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절망했던 순간은 바로 두달 전이다. 실패를 모르고 달려왔던 지난 2년동안 큰 절망없이 사업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과제에 도전했다. 하나하나 조금씩, 조금씩 열정을 쏟아가며 일했다. 1차는 무난히 통과했지만 지난 7월 2차에서 그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첫도전에 2차까지 간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자신을 다독였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이 대표는 이런 실패마져도 긍정적으로 바라볼만큼 이제 CEO로서 성숙해졌다.

“사업이라는 것은 돈을 벌면서 인생공부까지 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지난 2년간 가장 큰 인생공부를 한 셈이죠.”

◇도전은 계속된다= 이른바 21세기 무형의 가치가 강조되는 정보지식 사회에선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과 커뮤니케이션인 소위 ‘여성스러움’이 남성을 압도하고 있다.

그녀도 이런 장점을 토대로 온전히 자신만의 능력과 의지로 한 단계, 한 단계 성공 계단을 쌓아올리며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카달로그는 단순히 사진을 조합해 꾸미고 이를 연결하는데 그쳤지만 얼마전 여기에 동영상을 접목하는데 성공했다.

아직은 기술개발에 더 치중해야 하는 신생기업이지만 그녀의 꿈은 당차다. 먼저 ‘전자카달로그=시즌소프트’라는 공식이 정형화될 만큼 업계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오프라인상의 인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온·오프라인의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도전하지 않는 기업은 죽은 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은 힘들고 고될지는 몰라도 새로운 뭔가를 찾아 열심히 뛸겁니다. 전 아직 젊으니까요.”/조영달기자 dalsarang@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