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만한 USC로 글로벌시장 ‘접속’

강 병 석 ㈜아이오셀 대표이사

“한 때 유행했다 사라지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는 기업으로 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잠시 ‘반짝’했다 사라지는 IT업체들이 부지기수다. ㈜아이오셀은 업계에 하나의 큰 획을 그은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강병석 대표이사(43)가 있다. 그의 말대로 단순히 작은 제품 하나를 만들어내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아이오셀이 추구하는 기업정신이다.

◇준비된 기업을 만들어라

㈜아이오셀은 2001년 설립 이래 콘텐츠웨어와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불과 6년만에 관련 업계의 리딩 컴퍼니로 성장했다. 90년대 초반 태동기를 맞던 IT업계는 2000년 이후 IT·벤처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옥석 가리기로 변화를 맞았고, 이후 콘텐츠로의 가치 이동이 일어나면서 ㈜아이오셀은 급성장했다.

얼마전 모바일 디바이스를 콘텐츠웨어로 만들기 위해 세계 최초로 임베디드 콘텐츠웨어 플랫폼인 ‘C2’를 선보였다. C2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인터넷과 연동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디바이스 상호간에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 플랫폼이자 미들웨어이다.

강 대표는 최근 DMB, 와이브로 등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이것은 IT업계의 가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주도권 싸움에서 소프트웨어가 우위를 확보했듯이 콘텐츠웨어가 IT의 키워드가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아이오셀은 콘텐츠웨어 시대에 대비해 창업 당시부터 이에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준비하며 지금 그 결실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어려울때 기회를 잡아라

강 대표는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인 CEO의 길을 걸었다. IMF 직전인 지난 1997년, 삼성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어릴적 자신의 꿈을 위해 과감히 버렸다. 그러나 회사를 바로 설립하기보다는 한 중소기업의 신규사업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에게 부족했던 경험이나 경영자적인 마인드를 채워나갔다.

4년이 지나고 막상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섰지만 많은 것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벤처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 주변 사람들의 반대도 만만찮았다. 회사를 창업하기에 앞서 6개월 정도를 해외전시회며 여행 등으로 사업 계획을 구상했다. 그리고 수원 영통의 한 건물 2층 서너평 정도를 임대해 책상하나 달랑 놓고는 직원없이 혼자 창업했다. 그때까지도 IT와 관련된 업종의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강 대표는 향후 시장의 흐름을 시나리오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장의 변수를 나름대로 예측하고 그에 맞는 시나리오를 또하나 만들어냈다. 고민끝에 이동식 매체가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USB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 때부터 USB와의 끊질긴 인연이 시작됐다. 지금 생각하면 미래 트랜드를 보는 눈은 남들보다 조금 나았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탱크’ 강병석

강 대표의 성격은 적극적이다. 아니 적극적이다 못해 오히려 공격적에 가깝다고 그 스스로 얘기한다. 직원과도 타협보다는 그의 방식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한번 목표가 정해지자 그는 공격적으로 나섰다. 정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온라인 관련 모임 활동은 물론 외국 전문가들과의 교류도 가졌다. 전문 서적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스타일 때문에 창업 6년만에 300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고공성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 조직은 상당히 슬림화돼 있다. 슬림화된 조직은 ㈜아이오셀의 기업체질 개선은 물론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에는 기획, 디자인, 개발 업무 등 28명의 전문 인력이 일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으로서는 보기드물게 특허 관련 업무를 맡아보는 변리사까지 채용, 업무 자체를 전문화했다. ㈜아이오셀은 유효한 특허만도 50여건에 이를 정도로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연구 개발 업무가 많은 IT업체의 경우 지적재산권 등 특허 소송에 휘말리기 쉽다는 생각에서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라

강 대표는 엔지니어였지만 삼성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했던터라 회사의 시스템을 과감히 삼성화했고, 시장조사나 경쟁사 조사 등도 삼성의 장점을 체계적으로 받아들였다. 비록 회사를 떠나왔지만 삼성이라는 대기업은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기업은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오셀은 디지털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과 디자인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왔다. 지금도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요소가 훗날 명실상부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강 대표는 상품의 디자인을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디자인 전문가들을 많이 채용하고, 강 대표 자신도 이런 시대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명품 잡지며 IT 서적, 전시회 등을 통해 감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서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많은 정보와 아이템을 얻는다고 한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서로 나누기 위해 직원들과도 토론을 많이 벌인다.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다보면 시장의 흐름도 알 수 있고 아이디어가 다양해질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도전은 계속된다

초창기 경쟁 업체들이 꽤 많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그리고 빠르게 급변하는 시장을 주도하고 월 25만개 연간 300만개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려 국내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USB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과제이지만 내년에는 8GB 정도의 제품이 상용화될 것으로 그는 예측하고 있다. 이후에는 콘텐츠와 관련된 사업이나 이를 유통하는 사업이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강 대표는 콘텐츠 게이트웨어의 핵심기반인 아이오셀의 C2 플랫폼 기술로 콘텐츠웨어 중심기업으로 성장, 콘텐츠 웨어 세상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콘텐츠웨어를 바탕으로 CT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자리를 확보하고 새로운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그는 확신한다./조영달기자 dalsarang@kgib.co.kr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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