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성 진 엘림무역 대표
FTA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글로벌 지구촌이 하나의 섹터로 재편되며 의욕과 애정만으로 우리 것을 보호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주고 받으며 장점을 찾아 경쟁력을 높여 가는 길만이 세계무대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게 됐다.
먹거리 생명산업으로 지칭되고 있는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식량자원을 무기 삼아, 각국의 공세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경쟁력을 하나 둘 높여 가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경기도의 경우,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몇몇 경쟁력 높은 농산물이 있다. 사과와 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 바로 화성 포도다.
화성 포도는 2005년도에 까다롭기로 이름 높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최근 3년간 홍콩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주력 수출 품목이다. 내수가격이 만만치 않아 수출물량 확보가 어려웠지만 화성시포도수출협의회 소속 농가들은 흔쾌히 수출에 동참했고, 동남아나 미주시장에 한국 포도의 경쟁력을 각인시켰다. 더불어 내수 시장의 안정을 가져와 농가소득 보존은 물론 국내 포도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각 계층의 지원과 관심이 적중했다.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일선 농가들의 노력은 물론 농가 대상의 수출지원 컨설팅이나 해외 마케팅, 자금 지원에 인색지 않았던 농수산물유통공사와 경기도, 수출업체 등이 큰 힘이 됐다. 그 중에서도 포도 수출업체인 엘림무역(대표 오성진·39)의 역할이 돋보였다.
화성포도 가능성 본 후 주저없이 해외 노크
까다로운 美시장 열어… 수출물량 6배 ↑
오성진 대표가 화성 포도와 연을 맺게 된 때는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8월, aT(농수산물유통공사)의 소개로 화성 포도를 처음 알게 된 오 대표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곧바로 30t 물량을 화성 포도수출협의회와 계약, 해외 시장을 두드렸다. 그의 의지와 확신은 적중했다. 국내 거점이 탄탄한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대박 조짐을 알려오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됐다 싶어 지난해 물량을 배 이상 늘렸다. 70t을 갖다 팔았다. 이 역시 만족스런 결과였다. 그는 올해 170t 규모의 화성 포도를 가져다 동남아 시장에 팔 계획이다. 자신도 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와 홍콩 시장을 자신한데는 자국내 최대 규모의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제1군 바이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현지 바이어와의 돈독한 우정을 수년간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에 또한 가능했다. “지금도 얼마든지 팔아줄테니 좋은 물건만 가져오라는 말을 듣곤 한다”고 그는 귀띔했다. 예사롭지 않는 경쟁력이다.
여세를 몰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시장도 노크했다. 올해 생산된 화성 포도를 까르푸 등 현지 시장을 통해 판매키로 현지 바이어와 약속도 했다. 내친김에 지금은 베트남 시장 진출까지 저울질 하고 있다.
경기도와의 인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올해 새송이 버섯을 신규 판매 물량으로 정하고 동남아 시장에 선보인다. 물량은 이미 안성 머쉬하트측으로부터 공급 받기로 계약했다. aT, 경기도 등과 함께 해외 마케팅은 물론 바이어와의 상담을 끝마쳤다. 잘 될 것이란 확신에 차 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취급하고 있는 경기산 배 수출건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화성, 용인, 양주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중소과 중심의 배를 이미 동남아 시장에 선보여 판로는 확보하고 있는 셈이지만 올해의 경우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고민이 없진 않다. ↗
“올해 270만弗 수출달성 목표”
지난 4월말 수원에 둥지를 튼 엘림 오성진 대표의 원 거점지는 부산이다. 2002년 4월, 부산에서 간판을 내건뒤 감귤과 딸기를 주력 품목으로 무역 업체로의 모습을 가꿔가기 시작했다.
캐나다 감귤수출로부터 시작, 홍콩 딸기 수출 등 몇년새 성장 속도가 눈부시게 거듭됐다.
급기야 2005년 aT 센터 지사화 사업체로 지정된데 이어 해외 각종 박람회와 판촉전을 주도하며 신선농산물 부문 수출에 있어 국내에서 제일가는 업체로 발돋움 했다. 지금도 감귤은 물론 포도, 딸기 등 신선 농산물 부분별 수출 실적이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248만불 수출이란 금자탑을 이룩했다.
올해 그는 경기도에서 270만불 수출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확신하기까지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그는 일선 생산 농가들과 고락을 같이하며 해외 어느곳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제품만을 선적해 보내고 있다.
수출날이 임박할 때면 그는 농가에서 며칠을 보낸다. 작업 현장에서 팔을 걷어 붙인채 작업을 거든다. 농가에 보전해 주기로 약속하고 가격은 물론 물량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지켜내고 있다. 그리고 좋은 물건만을 골라 빼가는 얌체짓도 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맘에 들어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고 남윤현 화성포도수출협의회 사무국장도 한몫 거든다.
“까다로운 일본이나 미국보다는 동남아 시장이 틈새 시장으로 더 큰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엘림무역 오성진 대표, 경기 농산물을 세계인에게 선보이는 첨예병으로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동수기자 d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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