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성인들의 판타지 '스타더스트'

(연합뉴스) 로버트 드니로, 미셸 파이퍼, 클레어 데인즈, 신예 찰리 콕스에 피터 오툴의 특별 출연, 내레이션은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역으로 낯익으며 기사 작위까지 받은 대배우 이안 매켈런까지.

좀처럼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호화 캐스팅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영화 '스타더스트'를 보기 전까지는 배우들의 유명세에 기댄 판타지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반지의 제왕' 이후 제작이 빈번해진 판타지 영화 범주 안에만 놓았던 것.

그러나 '스타더스트'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이나 화면을 압도하는 영상도 없고 언젠가 들어봤음 직한 스토리로 채워졌음에도 관객의 경계심을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유머, 친숙하기에 한번 더 듣고 싶은 동화, 그리고 '내공' 있는 배우들의 능수능란한 연기로 관객을 재미있는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다.

하늘을 나는 해적선, 사람을 짐승으로 변하게 하는 마법, 새장 속에 갇힌 작은 코끼리, 영원한 젊음과 수백 년 동안 살아온 흉측한 모습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광경, 저승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에서 떠도는 유령 등등 어린 시절 한번쯤 잠들기 전 꿈꿨던 공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1997년 발간된 닐 게이먼의 소설 '스타더스트'는 어른들을 위한 현대판 동화라는 평을 받았으며 1999년 'Mythopoeic Fantasy Award'의 성인 소설 부문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그해 아동 소설부문에서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함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스타더스트'는 사랑과 모험을 통한 한 청년의 성장기다. 18살 청년이 진실한 사랑, 진정한 용기를 갖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한 청년의 이야기이지만 그를 둘러싼 사람, 혹은 마녀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대배우들이 기꺼이 출연에 응했던 듯하다.

명성이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 신인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캐스팅된 주인공 트리스탄 역의 찰리 콕스는 자신의 매력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닷 더 아이'로 데뷔한 그는 '베니스의 상인' '카사노바'로 할리우드에 이제 막 안착했다.

영국의 작은 마을 월에 사는 청년 트리스탄(찰리 콕스)은 마을에서 가장 예쁜 빅토리아(시에나 밀러)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를 쓰지만 가난하고 배포도 없는 탓에 역부족이다.

마을을 벗어나 숲으로 가는 길은 수백 년 동안 기다란 담이 경계선을 치고 있다. 인간 세상과 다른 곳이 있다는 이유로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만 트리스탄은 사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그곳에 들어가 한 여인과 찰나의 사랑을 나눈 후 얻게 된 아들이다.

트리스탄이 빅토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고, 그 별을 찾아와 빅토리아에게 바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별은 마을 너머 있는 마법 영토 스톰홀드의 왕이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루비 목걸이를 던지자 떨어진 것.

트리스탄이 그곳을 찾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한 신비의 별 이베인(클레어 데인즈)이 있다. 이베인과 이베인이 걸고 있는 루비 목걸이를 찾기 위해 영원한 젊음을 가지려는 마녀 라미아(미셸 파이퍼)와 왕위 자리를 노린 세 왕자의 추격이 시작된다.

트리스탄과 이베인은 하늘을 나는 해적선 선장인 셰익스피어(로버트 드니로)의 호의를 받게 된다.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트리스탄과 이베인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그들 앞에는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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