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문제로 연기한 것은 언급하기 곤란"
(연합뉴스) 그리스 출신 여가수 나나 무스쿠리(73)의 최근 내한 공연 취소 문제를 놓고 국내의 에이전시사와 공연 주관사가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연을 주관하고 있는 C&Y미디어는 지난 18일 "무스쿠리의 내한 공연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 연기됐다"며 "15일 새벽 무스쿠리의 매니저로부터 갑작스런 발병 소식을 전해들었으며 이로 인해 무스쿠리의 모든 공연 스케줄이 잠정적으로 중지됐다"고 밝혔다.
'페어웰 투어'로 이름 붙여진 무스쿠리의 이번 공연은 7월2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6개 도시를 돌 계획이었으고 당시 예매를 시작한 서울, 안산 공연은 벌써 매진됐다. 더욱이 공연을 불과 며칠 앞둔 상황에서 나온 통보였던 만큼 예매한 팬들로부터 강한 항의가 쏟아졌다.
하지만 무스쿠리의 한국 에이전시사인 뉴브레인 측은 C&Y측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하고 있다.
뉴브레인은 31일 "C&Y미디어는 우리와 계약을 통해 무스쿠리의 내한공연을 진행했으나 계약 기간 내에 계약금을 반밖에 지불하지 않아 우리와 무스쿠리의 매니저는 부득이 내한 공연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어 "C&Y미디어가 있지도 않은 '고혈압 문제'를 내세우는가 하면 진단서를 허위로 끊어달라는 요구까지 해왔다"면서 "무스쿠리는 현재 매우 건강한 상태이며 활발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C&Y미디어 측은 "당초 4회 공연을 하기로 계약을 했고 이에 대한 개런티는 당시 지급을 마쳤으며 추가 3회 공연에 대한 개런티를 예정보다 하루 늦게 주게 됐는데 에이전시사가 이미 무스쿠리측에게 공연 취소를 통보해 버렸다"며 "한국 에이전시사를 배제한 후 무스쿠리 측과 직접 내한 공연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공연은 내년 1월께 이뤄질 예정"고 반박했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을 연기했다고 보도자료를 낸 부분에 관련해서는 "민감한 사안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는 무스쿠리의 공연 취소는 최근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이 잇달아 무산되면서 국내 공연 업계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부채질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계 혼혈 미국 팝스타 에이머리의 5월 첫 내한 공연이 '주최사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고, 7월 팝가수 시아라의 첫 내한 공연도 예정일을 불과 2주 가량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연기됐다.
이에 앞서 2005년 엔니오 모리코네 공연도 공연 며칠 전 취소돼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으며 2004년 스콜피온스의 내한 공연도 갑자기 취소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음악 관계자는 "일부 공연 기획사가 자금 능력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일단 계약부터 하자고 덤벼드는데다 턱없이 높은 개런티 문제가 맞물려 이런 문제가 자꾸 생긴다"면서 "결국 높은 티켓 가격 문제와 공연 취소로 인한 피해는 관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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