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앤워터, 이달말까지 전시회 / 빛바랜 사진 속 인물 기억 되살려…1940년대 재현
1941년 2월 11일 안양역. 역 앞 미륵당의 미륵불, 단 한 채의 2층집, 신작로에 늘어선 초가집과 우암천변, 오끼이농장이 위치했었다.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순사들의 근거지 주재소와 일본인이 운영하는 담배가게도 한 자리를 차지했었다.
2007년 안양역. 2002년 민자역사로 탈바꿈한 안양역은 자본주의 상징인 백화점이 들어섰다. 이에 보충대리공간을 표방하는 스톤앤워터(관장 박찬응)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났다. 단 한 장의 사진이 그 시발점이다.
1941년 안양역 앞에서 촬영한 ‘안양통학생일동’이란 글귀가 적힌 사진이 그것이다. 지난 4개월간 사진의 주인공을 찾아나선 것이 이번 ‘기억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다.
총 29명의 인물 중 신원이 밝혀진 80·90대 생존자 17명의 이름을 확인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일제하의 안양역에 대한 기억을 현재로 되살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사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월 11일이 일본 건국기념일인 것. 아마도 안양지역 통학생들을 동원해 기념식을 거행한 후 단체 촬영한 것으로 추측된다.
박찬응 관장은 “지난 1999년 빛바랜 한장의 사진을 접하게 됐고, 사진 속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치밀한 연구조사가 한 몫 했다. 사진 속 인물들의 증언과 안양학연구소의 1945년 전후 10년간 자료를 수집했다.
증언에 따라 전시가 마련됐다. 사진의 현장인 안양 롯데백화점 롯데 화랑에서 ‘기억프로젝트-사람을 찾습니다’란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40년대 전후의 풍경은 종이모형작가 장형순과 권진수 작가를 통해 탄생했다. 이들은 초배지로 도배한 오래된 벽지와 골판지를 이용해 안양역 주변을 세세히 재현했다. 문의 (031)463-2716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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