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 피랍사태 장기화 시사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아프카니스탄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와 관련 25일 “가장 안전하고 조속하게 석방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안전하게 하는 것과 조속하게 하는 것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협상 장기화를 시사했다.

송 장관은 25일 국회 통외통위·국방위 연석회의에 참석,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의 “탈레반과 협상에 희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피립 한국인들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고 있다”는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점에 피랍자들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송 장관은 납치세력과의 접촉 상황과 관련, “무장단체도 단일한 목소리로 돼 있지 않아 한 사람이 요구 조건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 입으로 다른 조건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혼선이 불가피하지만 정부는 최대한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믿을 수 있는 통로를 통해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탈레반과 우리 정부가 직접 협상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협상 행위의 성격이나 범위를 밝히지 않는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탈레반측이 탈레반 죄수와 인질의 맞교환을 원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게 국한돼 있지는 않다”면서 “다만 탈레반 포로를 교환하자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정부하고 (논의)하고 있는 만큼 미국측과 협의하는 단계까지 와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미국 정부와의 협력 상황과 관련,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체의 군사행동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번 사태가 해결되면 피랍자들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생각이 있는 지에 대해 “일단 문제를 해결한 뒤 정부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지만, 개인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회의에 함께 출석한 김장수 국방장관은 이라크 파병을 연장할 방침이냐는 질문에 “파병을 연장할 것인지, 즉각 철군할 것인지를 사전에 염두에 두고 보고드릴 상황은 아니다. 상황이 불확실해 9월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과 김성곤 국방위원장 등 위원장·간사단 의원 8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랍자 전원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아프간 정부와 우방국 및 유엔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최원류기자 wit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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