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창립 10주년 ‘백남준 참여 TV전’

‘기술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내달 3일부터 비디오 작품들 전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참여 TV를 아시나요?” 경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특별전 ‘백남준 참여 TV’전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재단 창립일인 다음달 3일부터 8월 25일까지 54일간 경기문화재단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백남준 참여 TV’전은 전시 제목처럼 관객 참여를 전제한 전시다. 백남준 작업에서 상호작용 개념이 어떻게 예술에 적용되며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예술창작 방식이 어떻게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제시하는지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참여 TV’, ‘자석 TV’처럼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작품을 비롯 TV나 비디오를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매체로 활용한 ‘비디오 신시사이저’, 기술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다룬 비디오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 구성

첫 번째 코너는 ‘참여 TV’시리즈다. 백남준이 1963년 독일 부퍼탈에서 열린 개인전에 출품했던 작품의 제목이자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된 일련의 작품들이다. 백남준은 TV 수상기가 단순히 수동적인 수신 매체가 아니라 자석(자석 TV), 코일(닉슨), 청각 신호(오디오 TV) 등을 이용해 영상을 조작할 수 있는 적극적인 매체로 탈바꿈 시켰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 백남준은 슈야 아베와 제작한 ‘로봇 K-456’을 뉴욕 거리로 끌고 나가 차에 치어 부서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었다. 이는 후기산업사회의 산물인 로봇을 통해 인간이 기술에 의해 통제 당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익살스레 보여준 사례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로봇은 1996년 새로 제작한 것이며 비디오를 통해 당시 퍼포먼스 장면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코너는 사람, 자연 기술 사이의 참여와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 모니터 설치로 실제 자연과 텔레비전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인 작업들이다. “비디오는 과학기술이 생산해낸 예술형식이지만 그 지향점은 기술을 이용한 자연주의와 리얼리즘의 부활”이란 백남준의 말처럼 그는 예술과 기술에 대한 균형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 코너는 비디오 신시사이저를 이용해 영상을 조작한 4시간짜리 프로그램인 ‘비디오 코뮌’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로 제작한 비디오 등 동료 예술가들을 다룬 비디오 작업, 위성방송을 사용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이 직접 원형 마그네틱을 이용해 닉슨 대통령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닉슨’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닉슨’은 원형 마그네틱 코일을 TV 화면에 가져가면 간섭현상으로 TV 영상이 변조되는 작품이다.

◇백남준미술관

지난 2003년 UIA공인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냈으며, 미술관은 유리 화사드로 된 그랜드 피아노 형태의 외관을 띄고 있다. 내부 공간은 전시실, 비디오 아카이브, 멀티퍼포즈 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년 2월께 용인시에 연면적 5천600㎡의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준공될 예정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그 동안 ‘TV 정원’, ‘K-456’ 등 고전적인 작품에서부터 ‘삼원소’와 같은 최신의 레이저 작업 67점을 비롯해 개인 유품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백남준이 40년간 작업해온 비디오테이프 2천285점을 통해 백남준의 비디오 아카이브 연구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관람료 무료. 문의 (031)231-8506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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