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무대 선물할게요”
“주부라고 살림만 하라는 법 있나요?”
주부들이 가수로 나섰다. 그룹 이름은 ‘주부들의 반란.’ 지난해 9월 발표한 1집에 이어 이미 2집 ‘첫키스의 추억’까지 발간한 진짜 가수다. 멤버는 닉네임 해피해피 정하나씨(39), 핑크공주 김희성씨(38), 소음공해 구진영씨(37), 유나맘 장민희씨(34), 샬랄라 박연주씨(26) 등 모두 5명.
밝은 표정으로 동생들을 다독이면서 노래까지 잘하는 큰 언니 해피해피, 분홍색을 좋아하고 상당히 여성스런 오오라를 내뿜는 핑크공주, 터프한 매력이 철철 넘치고 목소리도 락 스타일이라는 소음공해, 깜찍한 딸 아이 유나를 사랑하는 발랄한 엄마 유나맘, 미혼에 보기드문 미모가 돋보이는 최연소 멤버 샬라라까지 닉네임 뜻도 가지가지다. 이들을 만나고 싶으면 오는 12일 용인시 여성회관에서 열릴 이들의 첫번째 콘서트를 보러가면 된다.
앨범 1집 ‘주부들의 반란’을 들으면, 7080 곡들이 주로 선곡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음색도 통기타 치던 시절 유행한 감정을 누르던 건조한 톤이 두드러진다. 이번 2집은 분위기를 바꿔 지난 90년대에서 2000년대 나온 곡들로 비교적 젊어진 편.
정하나씨가 부르는 ‘찬바람이 불면’은 갸늘갸늘한 목소리로 시작해 부분부분 화음과 함께 질러주는 센스가 돋보인다. 장민희씨가 부른 ‘가질 수 없는 너’는 본래 노래를 부른 뱅크와 달리 정확한 음정에 단아한 목소리가 특징. 가장 나이가 어린 박연주씨가 부른 ‘눈이 내리면’은 나이와 달리 성숙한 목소리로 부르면서 감성이 풍부하다.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를 부른 김희성씨는 간들어지는 얇은 목소리에 금방 눈물이라도 흘릴 것 같다. 주부라고 해서 노래 실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듯.
이들을 선발한 감독은 방송사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기수씨. 음악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그가 리더 정씨를 만나면서 멤버를 구성·보강해 왔다. 스튜디오 대여부터 음반 작업까지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이제 정 감독은 멤버들의 아이들부터 가족사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친해져 버린 모양이다. 물론 이들의 첫번째 콘서트도 그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정 감독은 “이번 콘서트 수익금은 모두 어려운 주변의 이웃돕기를 위해 사용할 예정으로 노래가 ‘주부들의 반란팀’에게 삶의 활력을 준 것처럼 힘든 이웃들에게도 힘이 되고자 한다”며 “첫번째 무대를 시작으로 적극적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석 2만원. 문의(02)514-1633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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