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을 빛낸 이창동 감독 ‘배우 제조기’

이창동 감독은 이번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배우에게서 연기력을 끌어내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밀양’에서 전도연과 공연한 송강호는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에 대해 “조금 과장하자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감독님”이라고 한 바 있다. 연극배우 시절 이 감독의 눈에 띄어 ‘초록물고기’(1997)에 출연한 뒤 영화배우로 성공하게 됐다.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도 이 감독의 ‘박하사탕’(1999)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다. 둘은 이 감독의 ‘오아시스’(2002)로 또다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특히 문소리는 이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비교적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배우를 캐스팅해 중량을 높이곤 했던 이 감독이 이번 ‘밀양’에서는 송강호와 전도연이라는 명실공히 최고의 자리에 서있는 배우들을 택한 것이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평가에만 만족해야 했던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부상시키고, 송강호 역시 국제적 관심을 한층 더 받게 했다는 점에서 이 감독의 저력이 재확인된 셈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