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분 화백, 부모님 산소서 ‘청계유택전’

의왕=임진흥기자 j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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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께 바치는 ‘아름다운 전시회’

부모님의 하늘 같은 은혜를 기리는 의식이 이처럼 숭고할 수 있을까?

자신의 분신인 작품들을 이승을 뜨신 부모님에게 보여드렸기 때문이다. 산소 앞이긴 했지만….

동양화가 고명분 화백(56·여)은 그래서 한결 가슴이 포근해졌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자신의 작품들을 보여 드리지 못한 게 늘 걸렸어요.”

그의 고향은 바다가 그림같이 펼쳐진 충남 보령시 남곡동 왕대산 자락. 부모님 산소에서 내려다 보면 바다는 한폭의 산수화, 그 자체다. 그곳에서 자신이 직접 그린 화첩그림 30점과 모시그림 빛부채 16점, 예산집 대나무밭 해그림 등 60여점을 부모님 품에 안겨 드렸다.

그는 이번 전시를 ‘청계유택전’이라고 부른다.

이날은 하늘도 그의 정성어린 마음을 아는듯 이따금씩 바람이 흩날렸다.

그는 이날 어머니에게 의왕시가 주최한 여성 기·예전에서 입선한 ‘친정어머니’라는 제목의 시도 낭독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고 화백은 그동안 개인전 2회와 국내외 단체전 60여회 등에 참가하는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살아 생전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시던 딸의 그림을 보여 드리지 못해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드렸다”며 “살아 계실때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나마 효도하는 길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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