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고양서 25·26일 창극 ‘청’ 공연

“효녀는 잠시 잊어주세요” ‘인간 심청’ 이야기

효녀 심청, 왕후 심청, 그리고 인간 청….

국립창극단이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고양 아람누리를 찾아 기존 창극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초대형 스케일의 새로운 무대를 펼친다.

고양문화재단은 오는 25~26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고양아람누리 개관기념 초청공연으로 심청전을 기반으로 한 국립창극단의 창극 ‘청(?)’을 올린다.

이 공연에는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이 함께 출연해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가득한 국가브랜드로서 손색 없는 무대를 꾸민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7.5도로 기울어진 회전무대로 녹색톤의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무대미학. 인당수 장면에서 심청이 물 속으로 몸을 던지는 장면과 환속하는 장면을 환상적이고 정밀하게 처리, 신화와 설화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이 어떻게 무대 위에서 형상화되는지 보여준다.

음악 구성도 콘트라베이스와 팀파니 같은 서양악기와 국악 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코러스가 들려주는 신비한 벨칸토 하모니, 관현악곡으로 극 전체를 감싼 음악적 구성과 전통적인 수성음악 등이 절묘한 앙상블을 이뤄 눈을 감고 들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김홍승 연출가가 “더 탄탄해진 이야기와 구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듯, 이번 작품에선 심청의 인간적인 면이 특히 강조됐다. 지극한 효심으로 이에 감복한 용왕이 은혜를 내려 황후가 되는 신비한 인물로 그려진 심청전의 보편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심청이 지닌 지극히 인간적인 면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심청=효녀’라는 수식어를 걷어내고 간결하면서도 의지가 강한 인간 ‘청’을 만들어냈다.

등장 인물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주인공들의 소리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창 안숙선의 도창으로 진행되는 극에서 국립창극단의 형제 명창인 왕기철·기석이 심봉사로 출연해 팽팽한 소리대결을 펼치고 지극한 효심과 인간적인 심청은 여성의 강인함을 표출하는 연기를 펼쳐온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프리마돈나 김지숙(33)과 박애리(30)이 맡아 이끌어 나간다.

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4시. 7만~1만원. 문의1577-7766/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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