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즈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색소포니스트 이정식(46)이 4년 만에 신작 '문 일루전(Moon Illusion)'을 발표했다.
이정식은 이번 앨범에서 동양적인 정서를 기둥으로 삼은 후 세계 각지의 토속 정서를 재즈로 아울렀다. 특히 국내 재즈 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즉흥성이 강조된 프리 재즈(Free Jazz) 형태로 연주를 소화했다.
그는 소프라노 색소폰과 테너 색소폰은 물론 베이스 클라리넷, 아이리시 플루트, 반수리(인도악기로 피리의 일종) 등 세계의 민속 악기를 직접 다뤘다. 대금을 개조해 자신의 이름과 합성한 새 악기 식금의 연주도 선보였다.
6곡의 수록곡 가운데 '랭기드 선(Languid Sun)'은 베이스 클라리넷과 신시사이저의 음색이 섞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워터 이즈 와이드(Water Is Wide)'는 팝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민요 '아리랑'의 테마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리멤버링 블랙 레인(Remembering Black Rain)'은 타악기 연주자인 고(故) 김대환 씨를 추모해 만든 곡이다.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 '굿바이(GoodBye)' 등 유명 대중가요의 세션 연주자로도 이름이 높은 이정식은 한국 뮤지션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의 재즈클럽 블루노트에서 연주하는 등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론 카터, 케니 배런 등 재즈 거장과 녹음한 앨범을 출시했고, '몽금포 타령' '희망가' 등을 재즈 형식으로 풀어낸 음반도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수원여대 등에 출강하며 각종 재즈클럽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