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돈과 라이프 스타일을 중심에 두고 삶을 꾸려나간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건 너무 뻔한 삶처럼 느껴지죠. 정말 수많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 수도 있거든요."
평범하게 사는 이의 말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지 않나. '천국보다 낯선'으로 영화 팬들에게 친숙한 인디영화의 대표주자 짐 자무시 감독의 인터뷰집 맨 첫 장에 실린 말이다.
짐 자무시 감독의 인터뷰를 엮은 책 '짐 자무시'가 나왔다. 마음산책 출간.
작가를 꿈꾸며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던 짐 자무시는 대학 마지막 학기에 교환학생으로 파리로 건너간 후 인생의 길을 바꿨다. 도서관 대신 영화관에서 죽치고 살았던 그는 뉴욕으로 돌아와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1980년 졸업작품으로 만든 '영원한 휴가'가 독일 만하임 영화제를 통해 유럽에 선보였으며 1984년작 '천국보다 낯선'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에 뽑히며 전세계 영화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다운 바이 로'(1986), '미스터리 트레인'(1989), '지상의 밤'(1991), '이어 오브 더 호스'(1997)에 이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2005년작 '브로큰 플라워'까지 짐 자무시는 인디영화이지만 결코 '그들만의 리그'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고 새로운 영화 세계를 보여줬다.
인터뷰집 '짐 자무시'는 1981년부터 2000년까지 발표된 짐 자무시의 인터뷰 중 의미 있는 텍스트 15편을 골라 짐 자무시의 인생관과 영화관을 드러낸다.
활자로 정리된 그의 말을 통해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떠올린 뒤 그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상태에서 1년 정도 그와 관련한 디테일을 모아 스토리를 끄집어내는 그의 창작 스타일과, 아주 단순한 구조에 끌리며 어리둥절한 상태를 즐긴다는 인간으로서의 독특한 취향을 알 수 있다.
392쪽. 1만4천5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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