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영화 현장에 나서니 몸도 감각도 잘 풀리지 않아 고생스러웠습니다. 한동안 쉬었다가 그라운드에 서는 선수의 느낌이랄까요.”
문화관광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영화 ‘밀양’(제작 파인하우스필름)을 찍은 이창동(53) 감독의 소감이다. 10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주연배우 송강호(40) 전도연(34)과 함께 자리한 이 감독은 “뜨거운 마음으로 만들었다” “부끄럽지 않게 만들려 했다”는 등 제작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흥행 성적에 대한 전망을 묻자 “흥행 위주로 찍지는 않았지만 관객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소통하고 싶었다”면서 “다만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모았느냐로 소통 여부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작 ‘오아시스’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특별감독상 등을 받은 것과 관련, 국제영화제 수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영화제를 겨냥해서 작품을 만든 적은 없었고 영화는 그렇게 등수 매길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그런 기대를 말해올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밀양’은 남편을 잃고 밀양으로 내려와 아이까지 잃는 절망적인 여자 신애(전도연)와 그 주변을 맴도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멜로인 것은 분명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멜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 송강호에 대해서는 “10년 전 ‘초록물고기’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노력하는 배우”라 했고 전도연에게도 “화장을 안해도 내 눈에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송강호는 이 감독에 대해 “조금 과장하자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감독님”이라고 존경을 표했고, 전도연에 대해서도 “늘 존경해온 최고의 여배우”라고 추어올렸다.
지난달 11일 결혼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나타난 전도연은 “결혼 준비 때문에 극중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일과 사생활은 나뉘어 있는 것이라 연애할 때의 행복한 기분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또 “예전에는 일이든 결혼이든 인생의 전부라고 여겼으나 나이가 들면서 모두 내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게 됐고, 때문에 둘 중 하나의 비중이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앞으로는 더 바쁘게,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은 다음달 1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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