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전거’ 강인봉,조PD 능가하는 래퍼?

“나무자전거에 래퍼가 있었다!”

지난 1월 서울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있었던 첫 번째 ‘만원의 행복’을 전회 매진시켰던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가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 창원, 제주를 찍고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부산,창원,제주 찍고 다시 서울!

상반기 10개 도시, 하반기 10개 도시를 목표로 전국에 ‘만원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전파시키고 있는 나무자전거. 서울 앵콜 공연(4월1일까지) 후에도 대전(4월7∼8일), 전주(4월14일), 수원(4월28∼29일), 경기도 고양(6월23∼24일)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표값에 대한 부담이 없는 공연을 선사하고자 하는 그들의 진심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진행 중인 서울 앵콜 공연이 1위, 공연을 앞둔 대전편과 전주편이 각 2·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너무 좋아 또 갑니다”

관객들은 공연 전에는 표로, 공연 후에는 게시판의 관람후기로 나무자전거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예매사이트에 댓글이 100여개가 붙는가 하면, 공연을 보고 돌아간 늦은 밤에도 나무자전거 홈페이지에 감상평을 올리고 있다.

실명으로 운영되는 홈페이지에 김호찬씨는 만원으로 볼 수 있는 콘서트를 마련해준 나무자전거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호평했다.

“대낮에 우박이 쏟아지고 봄을 재촉하는 빗줄기 속에서 찾아간 나무자전거 공연. 혼자만 보기엔 아쉬워 직장동료 4명을 이끌고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1만원 공연티켓에 ‘미안한’ 25곡의 주옥같은 연주와 열창은 함께 간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무자전거 공연 특유의 훈훈함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에 찌든 심신을 달래준 청량제 역할을 해주었고 공연 도중 돌발사태로 무대에서 떨어진 형섭씨, 공연내내 부상으로 힘들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프로 정신에 감명받았습니다. 큰 부상 아니길 빌며 너무나 좋았던 공연 다시 보고 싶어 31일 저녁에 또 갑니다”라며 큰 만족감을 표했다.

‘래퍼 강인봉’에 열광

서선화씨의 재미있는 후기가 눈길을 끈다.

“전 이번 공연을 보고 알았습니다. 나무자전거에는 래퍼가 있었다는 걸. 강인봉님의 랩 실력에 저와 함께한 일행들은 뒤로 넘어가고 말았답니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래퍼 강인봉’에 열광했다는 사실”.

서선화씨 외에도 ‘래퍼 강인봉’의 실력에 놀랐다는 평도 있고, 애칭으로 쓰자는 글도 올랐다.

나무자전거는 인순이와 조PD의 ‘친구여’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해 불렀다. 김형섭이 보컬 인순이, 강인봉이 래퍼 조PD의 파트를 맡았다. 인순이와 또다른 색깔의 고음으로 열창을 한 김형섭보다 더욱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것은 ‘래퍼 강인봉’이었다. 관객들의 눈은 휘둥그레 커졌고, 열광의 함성이 터졌다.

“한 곡에 400원짜리 공연”

28일 시작된 서울 공연의 경우 이틀 내내 비가 내렸다. 빗속을 뚫고 목동 오목교역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있는 엔젤씨어터까지 삼삼오오 설레는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하고, 어떤 관객은 ‘티켓 만원의 일곱배 되는 택시비’를 내고 공연장을 찾아왔노라 밝히기도 했다.

강인봉은 재치있는 말로 고생(?) 끝에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저희가 공연을 짧게 할 땐 괜찮은데 길게 한다 싶으면 꼭 ‘장마철’이 됩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나라에서 기우제 대신 저희를 불러 콘서트를 하면 될 것 같아요. 오목교 역에 셔틀버스라도 대절시켜 모셔오고 싶었지만 ‘만원의’ 행복이다 보니 어려웠습니다.”

관객들은 “괜찮아요”라고 화답했다.

이에 강인봉은 “‘만원의 행복’이지만, 그래서 공연장도 멀지만 노래 만큼은 5만원, 10만원짜리 공연보다 더 좋다고 자신합니다. 연습도 많이 했고, 25곡을 준비했어요. 한 곡당 400원 꼴입니다”라고 답했고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누구나 행복을 담아가는 공연

나무자전거의 ‘만원의 행복’은 골수팬들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 귀에 익은 대중적인 노래들이 다수 포함돼 남녀노소 누구라도 흥겹게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공연장에는 20,30대는 물론이고 40,50대 장년층이 가족 단위로 참석한다.

앞서 소개한 ‘친구여’를 비롯해 나무자전거만의 색깔이 묻어난 리메이크 앨범 ‘통생통사’에 들어있는 ‘짝사랑’ ‘니가 참 좋아’, 앨범 ‘너희가 통키타를 믿느냐’에 수록된 ‘가시나무’ ‘오빠’ ‘DOC와 춤을’ 등이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보물’ ‘죽지 않아’와 같이 나무자전거를 한층 가깝게 느끼게 해줬던 노래도 소개된다. ‘보물’은 영화 ‘선생 김봉두’에 삽입됐던 곡으로, 첫 8개 소절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부분이 ‘개그콘서트’ 마빡이 코너에 쓰이면서 ‘마빡이송’으로 알려져 있다. ‘죽지 않아’ 송은 나무자전거가 라디오 프로그램 ‘하하의 텐텐클럽’에서 생방송 중 작곡한 것으로, 당시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횟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4월1일까지 서울에서 공연

물론 나무자전거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내 안에 깃든 너’ ‘힘이 들어’ ‘떠나지마’와 자전거탄풍경 시절의 곡 ‘너에게 난,나에게 넌’ ‘사랑하기 위해서’ ‘그대와 함께 라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자전거에서 작곡과 기타, 건반을 맡고 있는 리더 강인봉은 1977년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연주하는 그룹 ‘작은별 가족’으로 데뷔했다. 열 한살의 나이에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니 경력 30년차의 음악인이다. 김형섭은 1989년 포크 그룹 ‘여행스케치’ 멤버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한 번 공연을 본 사람들이 다른 지역의 공연을 원정가는 풍경을 만들고 있는 ‘만원의 행복’. 이번 주말 실력있는 가수들이 선사하는 ‘만원으로 얻기엔’ 커다란 행복을 담으러 목동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나무자전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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