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동갑내기2’ 끝나면 톱스타 될 것”

2003년 김하늘 권상우 주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500만명을 웃겼다. 4년만에 2탄격인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Ⅱ’(이하 ‘레슨Ⅱ’)가 선을 보인다. 전작 흥행의 덕을 보기도 하지만 웬만해선 본전도 못 차리기 십상인 게 속편의 운명이다. 물론 ‘형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1편을 넘어서기 위한 2편의 무기들

다음달 19일 개봉을 앞두고 21일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또래의 남녀가 과외 선생과 학생으로 등장한다는 뼈대만 차용했을 뿐 인물과 상황, 줄거리에 연속성은 없다.

전편에서 여자(김하늘 분)가 선생, 남자(권상우 분)가 학생이었다면 이번엔 뒤바뀌었다. 착한 선생, 불량 학생의 구도도 엽기 선생, 모범 학생으로 역전됐다.

등장인물도 국제화(?) 됐다. 허하룡(이영하 분)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는 일본에서 온 준꼬(이청하 분)와 국적 불명의 외국인 조지(줄리안 분)가 산다.

영화는 아버지 하룡의 강요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한 종만(박기웅 분)의 엽기 과외를 주 내용으로 한다. 기웅은 실용 한국어를 핑계로 속어, 은어, 욕지거리를 가르치고 준꼬가 성실하게 학습하며 유발되는 갖가지 웃음을 무기로 준비했다.

전편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냐보다 남녀의 역학관계가 중요했지만, 이번엔 가르치는 내용을 웃음의 원천으로 삼았다.

여기에 ‘선풍기’와 ‘성문란’, 합해서 풍기문란 콤비도 포진됐다. ‘색즉시공’ ‘방과후 옥상’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조달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이소룡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 운동복을 줄창 입고 다녔던 윤영삼이 그들이다.

박기웅, ‘제2의 권상우’로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캐릭터, 상황 등의 역전과 다변화를 통해 이야기가 풍성해진 듯하다. 그러나 ‘동갑내기 과외하기’ 류의 영화가 다른 어느 요소보다 과외 선생과 학생을 맡은 두 배우의 파워와 찰떡 호흡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인 이청아-박기웅 커플이 다소 약해 보인다.

특히 2005년 ‘늑대의 유혹’으로 대종상과 황금촬영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이청아에 비해, 일약 주연을 맡은 박기웅이 한 작품을 끌고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

박기웅은 일명 ‘맷돌춤’이라고 해서, 춤추는 여자들 틈에서 맷돌 돌리듯 기이하게 목을 돌린 휴대전화 CF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에서 ‘싸움의 기술’, 일본에서 ‘괴담’에 출연한 바 있지만, 국내 관객의 뇌리에 각인된 영화는 아직 없다.

지길웅 감독과 공동연출을 맡은 김호정 감독은 박기웅과 그의 연기에 대해 신뢰와 만족감을 표했다.

“연출을 맡아 최종 각색을 하기 전에 박기웅은 종만이 역으로 결정돼 있었다. (직접 캐스팅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기웅이 말고 다른 누구도 종만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굉장히 잘해줬고 만족하고 있다.”

함께 출연한 이영하도 “이번 영화가 끝나면 기웅이는 톱스타가 돼 있을 것”이라며 “영화에 기웅이가 권투하는 장면이 있다. 체육관을 빌려 이틀 내내 권투 신만 찍었는데, 열의가 대단하더라. 지칠 만도 한데 자기 맘에 안 들면 다시 찍고 또 다시 찍더라. 여기에 감독도 흡족한 장면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었다. 개봉하면 톱스타가 될 기웅이를 잡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욕사마’ 박기웅 “욘사마 같은가요”

박기웅은 첫 주연답지 않게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준꼬에게 욕을 가르치는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욕사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던 박기웅.

그는 “별명 ‘욕사마’에 맞춰 ‘욘사마’ 차림을 연출했다. “급하게 구하느라 상의가 낀다. 즐겁게 해드리려는 시도였는데 재미있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다”며 넉살을 부렸다.

전편의 남자 주인공 권상우, 과외 선생 김하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선배들이 캐릭터의 디테일을 잘 살린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그 분들보다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잘해서 관객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욕사마’로 이미지가 굳혀질까 우려한듯 관객에게 당부의 말도 남긴다. “아주 건전한 역할이다. 극중에서 전직 복서다. 한 번 나오기는 하지만 권투 장면이 있어 사전 제작 단계 때 권투 연습을 많이 했는데, 몸이 너무 좋아져서 억지로 망가뜨려야 했다. 현직 복서가 아니라 쉬고 있는 복서를 표현해야 하니까 망가뜨릴 필요가 있었다. 종만이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맘고생도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김호정 감독 “전편 뒤집을 색다른 속편 기대해 주세요”

전편에 대한 부담감, 감독에겐 없을까.

김호정 감독은 “전편이 여러가지 면에서 호평을 받았고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있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은 게 사실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그보다는 전편을 뒤집을 수 있는 색다른 속편을 만드는 데 연출의 중점을 뒀다.

1편이 당시에 없었던 신선한 트렌디 스타일이었다면, ‘와, 이런 속편도 나오는구나’ ‘또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1편에 코믹함이 주로 담겨있다면, 2편에는 코믹에 따뜻함을 덧칠했다. 우정, 가족애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극장 문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쾌했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재미를 넘어서는 ‘정감 있는 코미디’를 선사하고 싶다.”

10년차 부부가 함께 만든 영화

지길웅 감독과 김호정 감독은 결혼 10년차 부부다. 김 감독은 ‘패자부활전’ 조감독 출신으로 이번 영화가 감독 데뷔작이다. 지 감독은 ‘황산벌’ ‘왕의 남자’ 촬영감독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한 바 있고,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이어 공동연출을 맡은 ‘레슨Ⅱ’도 촬영감독을 겸했다.

지 감독은 “우리가 종만이와 준꼬처럼 보이지 않느냐”며 닭살 애정을 과시했고, 김 감독은 “조수 시절, 언젠가 꼭 한 번 공동 연출을 해보자 했다. 결혼10년 만에 이뤄져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영화”라고 밝혔다.

이청아도 “영화를 촬영하며 힘든 때도 있었다. 그 때마다 이 작품이 저 두 분에게 얼마나 소중한 작품일까를 생각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같은 작품을 한다는 건 드문 일이다. 그 소중한 영화를 내가 못해서 망쳐버릴 순 없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했고 힘을 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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