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日서 '스텝 바이 스텝' 전략 효과

신승훈의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전략이 일본 대중음악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

7천명(2004년 10월)→1만1천500명(2005년 8~9월)→1만7천900명(2007년 3월). 일본 첫 공연 이후 2년5개월 만에 관객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신승훈이 3일 나고야 아이치현예술회관(2천500석), 5~6일 오사카 페스티벌홀(2회 공연 5천400석) 공연에 이어 10~11일 오후 6시 도쿄 국제포럼 A홀(2회 공연 1만 명)에서 마련한 '더 신승훈 쇼 2007 인 재팬'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2005년 7월 데뷔 싱글(29만장 판매)을 시작으로 2005년 8월 정규 1집(27만장), 지난해 4월 두번째 싱글을 발표하며 음악과 공연으로 승부한 결과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공고히 쌓은 '발라드의 황제'란 영광된 타이틀을 버리고 신인과 똑같은 자세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신승훈의 소속사인 도로시뮤직의 배성우 대표는 "처음 일본 진출을 할 때 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며 "첫 공연 때 개런티를 받지 않을테니 한국 스태프가 전원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90명의 스태프가 이곳에 와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친 게 잘 끼운 첫 단추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승훈의 일본 시장 공략은 공격적이 된다.

도시바 EMI와 음반 유통 계약 종료에 이어 일본 유명 스타들이 대거 소속된 굴지의 에이벡스사의 레이블 티어브릿지와 2년 계약에 합의, 세부 사항을 조율중이다. 에이벡스사는 각각의 팀들을 산하 레이블로 독립적으로 운영중이며, 티어브릿지에는 하마사키 아유미, 에브리 리틀 씽, 글로브 등 유명 뮤지션이 소속돼 있다. 7월 발표할 세번째 싱글, 9월 정규 2집부터는 이 음반유통사를 통해 J-POP으로 침투할 예정이다.

또 그간 일본 매니지먼트사가 없었던 신승훈은 1월 다카오 요시다 씨가 대표인 엔터테인먼트사 프리미어 미션에 둥지를 틀어 2년간 체계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이미 그의 활동을 위한 차량도 공급된 상태다.

공식 팬클럽 '신포니(Shinphony)'의 응원도 대단하다. 지역별로 생겨난 팬클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승훈은 지난해 11월 창단식 겸 첫 공식 팬미팅을 갖기도 했다.

신승훈과 계약을 체결할 에이벡스사 관계자는 10일 도쿄 공연을 본 후 "시작부터 강한 곡으로 분위기가 고조됐는데, 그 상태에서 3시간을 이끌어가는데 놀랐다"며 "또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모습에 정말 특이한 가수를 발견한 느낌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 가수 중 아직 일본에서 정상을 차지한 남자 가수가 없다"며 "공연을 본 후 신승훈을 1위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한 음악 프로듀서는 신승훈의 일본 내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일본의 젊은 음악 팬들도 댄스에서 벗어나 멜로디가 강한 음악을 들으려는 경향이 짙어졌다"며 "멜로디가 아름다운 신승훈의 음악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10~11일 열린 신승훈의 도쿄 공연에는 젊은층이 증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간 40~50대 팬이 공연장을 채웠는데 이번 3개 도시 투어 내내 20~30대가 많아져 신승훈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공연 직후 대기실에서 만난 신승훈은 "그간 2년 여의 기간은 일본에서 내 실력을 검증하는 시간이었다"며 "5년을 바라보고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유명하다고 '그냥 되겠지' 생각하면 안 된다. 공연은 황제다운 카리스마로, 나머지 활동은 신인의 자세로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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