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서 "탱탱한 소식 전해드릴게요"

"제가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세련된 이미지도 아니잖아요. 그런 제가 내세울 무기는 솔직한 모습, 틀에 박히지 않은 모습인 것 같아요. 가식 없는 진행자가 되겠습니다."

SBS드라마플러스가 26일부터 선보인 데일리 연예뉴스 프로그램 '탱자! 연예뉴스'(연출 이충용)가 새로운 얼굴을 MC로 전격 기용해 화제다. 행운의 주인공은 김인서(23). 그는 개그맨 김경식과 호흡을 맞춰 월~금 오후 9시30분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172㎝의 늘씬한 몸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김인서는 사실 겉으로만 보면 비슷한 조건의 수많은 모델들과 별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입을 열기 시작하면,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면 그가 달리 보인다. SBS TV '한밤의 TV 연예'(현 '생방송 TV 연예')를 만들어 7년간 인기 프로그램으로 키워온 이충용 PD가 발탁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제주도 고산지대 출신이다. 대학교 때까지 해발 1천400m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여고생 김인서는 얼결에 단역으로 드라마에 데뷔한다.

"부모님이 교래리에서 식당을 경영하고 계세요. 고산지대에 카페와 식당이 모여있는 관광지라 이곳에 각종 촬영팀이 많이 오는데 종종 단역들이 펑크를 내는 경우가 생겨요. 그때마다 촬영팀의 부탁을 받은 이장님이 동네에서 대역 배우를 물색하는데 전 고1 때 처음으로 발탁됐어요."

그렇게해서 MBC TV '베스트극장', KBS 2TV '러빙유' 등의 드라마에 식당 종업원 등으로 출연하게 됐다.

"그 때만해도 연예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다만 2시간 촬영하면 5만 원 정도 일당을 주니까 그런 점은 좋다고 느꼈어요. 정말 좋은 아르바이트였죠. 이장님이 절 예뻐하셔서 제가 동네 엑스트라 1순위였어요.(웃음)"

늘씬한 외모와 연예계를 옆에서나마 지켜본 환경 등이 일찍부터 그를 연예계로 이끌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관광지라고 하지만 교래리는 시골이다. 자라면서 '연예인 해봐라'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제주 한라대 일어일문학과로 진학했다. 1년반 정도 일본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일본 무역회사에 취직하려던 그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단짝 친구의 부탁으로 2004년 서울에 잠시 올라왔을 때.

"자기가 하는 일을 며칠만 도와달라는 친구의 부탁으로 서울에 올라왔는데 글쎄 다단계 판매였던거에요. 하루만에 1천200만 원의 빚을 지면서 발목이 딱 잡혔죠. 너무 부끄러워 제주도에 내려갈 수도 없었어요. 그 길로 돈을 갚기 위해 안해본 게 없어요. 동대문에서 옷장사도 해봤습니다."

그런 식으로 세상과 부딪힌지 1년 여. 일문학도 김인서의 시야는 넓어졌고 2005년 11월 연기 아카데미에 등록하게 됐다. 모델 같은 신체 조건은 곧바로 SK텔레콤, 진로, 메가패스, 인터넷 쇼핑몰 푸치 등의 CF 출연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서 생활하다보니 단조로운 제주도 생활이 싫어지더군요. 서울은 그야말로 신세계였어요. 빚을 갚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해보면서 깨달은 게 많았고 그러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스타의 꿈을 꾸는 것은 또 아니다.

"제가 연기를 생각한 것은 직업으로서였지 스타를 꿈꿔서가 아니었어요. 가늘고 길게 가는 직업인으로서의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바람이 한가지 있다면 제가 좀 어리숙하게 보여도 뭔가 딱 떨어지는 것이 있다는 얘기를 사람들로부터 듣고 싶어요."

그는 "세상이 아무리 뒤바뀌어도 진리와 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신조"라며 "험난한 연예계지만 그런 원칙을 지키고 살면 직업인으로서 잘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싱긋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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