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주몽’ 노리는 월화 드라마

MBC ‘주몽’ 이후를 대비하는 방송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시청률 50%의 신화를 썼던 ‘주몽’이 다음달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 때문. 특히 지난 8개월 동안 월화극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던 KBS와 SBS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KBS는 ‘꽃 피는 봄이 오면’ 후속으로 3월12일부터 ‘헬로 애기씨’를 선보인다. ‘…애기씨’는 이지환의 소설 ‘김치만두 다섯개’를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지난해 초 방송된 ‘마이걸’에서 통통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던 이다해가 주인공 이수하 역을 맡았으며 가수출신 연기자 이지훈 하석진 연미주 등이 출연한다. 무너져 가는 종갓집 여주인과 머슴 출신 재벌 손자가 엮어가는 유쾌한 사랑이야기가 주요 스토리.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화 제작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민홍 PD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박영숙 작가가 극본을 쓴다. ‘주몽’의 제작사인 올리브나인이 만드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가벼운 소재로 도전장을 내민 KBS와 달리 SBS는 정통멜로로 승부수를 던진다. 김수현 극본,정을영 연출의 ‘내 남자의 여자’가 그 것. 제목이 암시하듯 중년 부부의 사랑과 불륜을 다룰 예정이다. 김 작가가 직접 대본을 쓰기는 2004년 방송된 ‘부모님 전상서’ 이후 2년 반만이다. 탁월한 심리묘사와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대사로 마니아층을 확보하는 그가 이번엔 어떤 언어로 인간사의 애증을 담아낼지가 관전 포인트. 김 작가와 찰떡궁합을 과시해온 탤런트 김희애를 비롯 김상중 배종옥 등 실력파 중견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제작사 미디어 플랜트 김은영 PD는 “모두 24부작인 이 드라마는 ‘사랑하는 사람아’가 끝나는 4월 초에 안방을 찾는다”면서 “현재 2부까지 대본이 나왔으며 SBS가 야심을 갖고 반전을 노리는 드라마인 만큼 극의 완성도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BC 역시 ‘주몽’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MBC가 준비 중인 작품은 한국판 CSI를 표방한 ‘히트(H.I.T)’.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여성 강력반장의 일과 사랑을 다룬다. ‘여우야 뭐하니’에서 성인잡지사 여기자 역을 맡아 능청스런 연기를 선보였던 고현정이 여반장 차수경을 맡았다. 지적이지만 터프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애지중지 길러온 머리카락까지 싹둑 잘랐을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 고현정의 상대역으로는 영화배우 하정우와 가수 김정민이 낙점됐다.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극본을 쓰는 김영현 작가는 ‘서동요’ ‘대장금’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제작을 책임진 유철용 PD는 2003년 ‘올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모두 20부작 예정인 ‘히트’는 지난달 홍콩에서 해외 촬영분을 찍었고 현재 1∼2부 촬영이 진행 중이다. 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 관계자는 “작가가 실제 조직폭력전담팀에서 일하는 여형사를 모델로 극본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멜로라인보다는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여성상을 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19일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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