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미스터 김은/싱겁게 키는 크지만/그래도 미스터 김은/마음씨 그만이에요~.'
1960년대 '키다리 미스터 김'이라는 댄스 가요를 들고 나와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원로 가수 이금희(본명 이대금) 씨가 2년여의 투병 끝에 68세를 일기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2년 전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유증인 뇌출혈로 쓰러진 이 씨는 패혈증과 욕창 등의 합병증까지 겹쳐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다.
외동딸 민윤정(38) 씨는 "새벽에 어머니가 주무시듯이 돌아가셨다"면서 "연락을 받고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돌아가셔서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부산에 정착했던 고인은 경남여중 2학년 때부터 바리톤 오현명 씨에게 개인 레슨을 받으며 성악가의 꿈을 키우다 고교 시절 아버지의 암투병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대학 진학의 꿈을 접었다.
부산의 한 클럽에서 열린 대중가요 공연을 보고 나서는 대중가수로 방향을 선회, 오디션을 통해 1959년 가수로서의 꿈을 이뤘다.
이후 파격적인 춤과 함께 노래 '키다리 미스터 김'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용꿈'과 '그것 참 별꼴이야' 등 잇따라 히트곡을 내놨다.
고인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다 1965년 결혼 후 유산의 아픔을 겪은 뒤 1969년부터는 활동을 중단하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외동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다.
1987년 교회 성가집을 발표하며 약 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인은 1998년 '키다리 미스터 김'과 '작은 새' 등 히트곡과 팝송 번안곡 등을 수록해 음반 '웃기지 말아요'를 발매하고 서울 정동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2004년 딸과 함께 복음성가 음반을 내며 건재함을 알렸던 고인은 이듬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후유증으로 찾아온 뇌출혈과 그 합병증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했고 결국 '웃기지 말아요'를 마지막 음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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