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배우 등의 잇따른 자살 소식에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수십년간 연기생활을 해오면서 온갖 시련을 겪어온 중견 배우들은 이런 우울한 소식에 무슨 생각을 할까.
올해로 배우생활 37년차인 장용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정다빈을 세상에 알린 ‘옥탑방 고양이’에서 경찰관 아버지 역할을 맡았으며 지난 연말에는 MBC 특별드라마 ‘기적’에서 말기 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방송사 간부를 연기하기도 했다.
장용씨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곱디고운 나이에 스스로 세상과 등을 졌다니 그저 안따까울 따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다빈씨는 같이 일해본 배우들 중에서도 유난히 밝고 명랑했다”면서 “붙임성이 좋아 촬영하지 않을때도 저에게 ‘아빠,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라다녔는데…”라고 회고했다.
그는 먼저 인터넷상의 악성댓글(악플)에 대한 과감한 대처를 주문했다. 지난 달 자살한 가수 유니와 정다빈은 성형수술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의 악플에 시달렸던 공통점이 있다.
“요즘 젊은 배우들은 컴퓨터와 가까운 세대들이라 네티즌의 반응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특히 여자연기자들은 시청소감에 나온 반응을 보면서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해요. 충고는 충고대로 받아들이되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쁜 얘기는 한귀로 흘려 들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정다빈이 일거리가 없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는 소식에 장용씨는 “나도 캐스팅 문제로 고민을 해봤고 이는 배우들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좋지 않을 일이 있을때,‘또 나한테도 기회가 오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선후배들과의 밀접한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젊은 배우들은 작품을 같이 해도 자기 또래의 동료들과만 친합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교제의 폭을 넓혀야 해요. 같이 시간을 가지고 자주 어울리게 되면 그들의 긍정적인 언행과 행동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민을 주위에 토로하고 스트레스를 자주 밖으로 표출해야지 가슴에 쌓이지 않습니다. 반면 혼자 있다보면 ‘나만 소외되고 처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관적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지요.”
장용씨는 “배우들 뿐만 아니라 젊은세대 대부분이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사고하는 것 같다”면서 “설령 자살하고픈 생각이 들더라도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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