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드라마가 흥행이 됐다는 것이 참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트렌드를 바꿔놓은 일이거든요. 진정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와서 영화계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중견배우 김을동은 지난 3일 '마파도2'의 개봉을 앞두고 감개가 무량한 듯 소감을 피력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스타 배우는 없었지만 '마파도'는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해 300만 관객을 모으는 등 중견 파워를 과시했다. 소재의 독창성, 맛깔스러운 중견 여배우들의 연기, 차별화된 코믹요소의 부각으로 흥행신화를 이뤄낸 것이다. 그 여세를 몰아 '마파도2' 또한 개봉 8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스타 배우들의 어머니 등 주변인물 배역이 아닌 당당히 주인공 자리를 꿰차고 이뤄낸 성과라 그 의의는 더욱 크다. 이들은 오랜 연기 경력에서 묻어나는 노련함과 젊은 배우들 못지 않은 열정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영화에 무게감을 실어주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많지만, 가슴을 울리는 배우가 흔치 않은 사실에 비춰보면 이들의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지난해 전성기를 구가한 김수미를 필두로 올해 주목받을 중견 여배우들을 살펴본다.
드라마와 스크린, CF 등을 넘나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수미는 충무로에서 젊은 스타에 필적하는 블루칩으로 인식돼 있다. '마파도'와 500만 관객을 동원한 '가문의 위기'로 스크린의 절대감초이자 흥행보증수표가 됐고, 지난해 '연리지' '구세주' 등에 출연, 중년배우의 막강파워를 자랑하며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맨발의 기봉이'에서 촌스러운 시골 아낙네로 분해 정신지체아로 열연한 신현준과 가슴 따뜻한 감동을 이끌어 냈다. 오는 4월 개봉할 '못말리는 결혼'에서는 강남의 럭셔리 사모님으로 분해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와 능청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나문희는 애잔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관록의 연기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완벽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한 영화 '열혈남아'에서 극중 조직폭력배인 설경구가 쫓는 대식이란 인물의 어머니로 출연, 가슴 울리는 감동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를 포함, 영화 '조용한 가족' '여선생 VS 여제자' 'S다이어리' '너는 내 운명'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과시한 그는 최근 코믹 캐릭터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MBC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개성있는 캐릭터 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고, 현재 막바지 촬영중인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에서도 그만의 녹록지 않은 코믹 연기를 뿜어낼 예정이다. 영화 '해바라기'의 김해숙도 빼놓을 수 없다. 정통연기파인 그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 김래원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친어머니 못지 않은 사랑을 베푸는 역할로 열연했다. 그는 이미 영화 '우리 형'과 드라마 '장밋빛 인생' '부모님 전상서' '소문난 칠공주' 등을 통해 따뜻한 한국의 어머니 상을 정립했다. 현재 SBS '외과의사 봉달희'에 출연 중이고, 24일 첫방송할 MBC '문희'에도 캐스팅 된 상태다.
"이런 개나리를 봤나, 야 이 십장생아"로 대변되는 '욕쟁이 할머니' 김영옥.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이어 동명의 영화에서도 화려한 언변술과 개성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들의 가슴을 감동과 웃음으로 물들게 만들었다. 스크린보다는 브라운관에 유독 애정을 과시했던 그는 현재 SBS '사랑에 미치다'와 KBS '달자의 봄'에서 원숙한 매력을 발산하는 중이다. 이밖에 KBS 아침드라마 '순옥이'에 출연중인 김형자와 성장드라마 '반올림3'에 출연중인 김을동도 올해 두드러진 활약이 기대되는 중견 여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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