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 국제영화제(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8일(현지시간) 개막한다. 올해로 57회째를 맞은 베를린 영화제는 18일까지 베를린 시내 일원에서 열릴 예정.
극영화 경쟁부문 국내 초청작이 없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한불 합작영화 '히야쯔가르' 등 두 편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계는 2004년 '사마리아' '올드보이' '빈 집'이 차례로 베를린, 칸, 베니스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래 한동안 경쟁부문 진출도 뜸했던 터라 어느 때보다 수상 기대가 높다.
베를린 영화제 사무국은 이 두 편의 영화를 포함해 장편 극영화 경쟁부분 진출작 22편의 리스트를 지난달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경쟁부문에는 프랑스와 미국 영화가 다수 초청됐다.
올해 개막작과 폐막작의 영예는 모두 프랑스 영화가 차지했다. 개막작으로는 전설적인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다룬 전기영화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이, 폐막작으로는 하층민 여성이 작가로, 사교계의 여왕으로 성공하는 과정을 다룬 '천사(Angel)'가 선정됐다.
올리비에 다앙 감독이 연출한 '장밋빛 인생'에서 피아프 역은 마리옹 코티야르가 연기했고 이 영화에는 프랑스 대표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출연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영화가 개봉되면서 피아프 추모 붐이 일고 있다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천사'는 천재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연출작으로 영화 '스위밍 풀'에서 오종과 작업한 연기파 배우 샬롯 램플링을 비롯 샘 닐, 로몰라 가레이 등이 출연했다. 램플링은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해 이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이외에도 프랑스 영화 '목격자들(The Witnesses)과 '도끼에 손대지 마(Don't Touch The Axe)'가 장편 극영화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도끼에 손대지 마'에는 제라르의 아들 기욤 드파르디외가 출연해 이번 영화제에서는 부자가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 광경이 연출될 듯하다.
세계 3대 영화제를 포함, 유명 영화제들의 할리우드에 대한 배려는 올해 베를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할리우드 스타의 방문이 절실하기 때문.
올해 베를린을 찾은 미국 영화는 경쟁부문 초청작 3편을 포함 모두 6편이다.
로버트 드니로ㆍ맷 데이먼ㆍ앤젤리나 졸리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출연한 '더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를 비롯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ㆍ조지 클루니 주연의 '좋은 독일인(The Good German)',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보더타운(Bordertown)' 등이 극영화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장편 비경쟁부문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와 잭 스나이더 감독의 '300', 미ㆍ영 합작영화 '더 워커(The Walker)' 등 3편의 미국 관련 영화가 초대됐다. 올해 장편 비경쟁부문 초청작 4편 중 3편을 미국에서 가져간 것.
베를린 장편 경쟁부문을 찾는 아시아 영화는 올해 총 4편. 이중 '싸이보그지만…'와 '히야쯔가르'를 제외한 두 편은 모두 중국 영화다.
베이징 시민들의 갈망과 두려움을 담아낸 '베이징에서 길을 잃다(Lost in Beijing)'와 투병 중인 전 남편을 돌보기 위해 새로운 남편을 찾아나서는 여성의 여정을 그린 '투야의 결혼(Tuya's Marriage)'이 그것.
이 외에도 '내 부모가 휴가로 보낸 그해(The Year My Parents Went on Holiday)'와 '디 아더(The Other)' 등 남미 영화도 초청됐다. 유럽영화로는 '옐라(Yella. 독일)' '나를 추억하며(In Memory of Myself. 이탈리아)'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I Served The King of England. 체코-슬로바키아 합작영화)' 등이 있다.
한국 영화로는 경쟁부문 진출작 '싸이보그지만…'와 '히야쯔가르'를 제외하고도 다수의 작품이 다양한 부문에 초청돼 베를린을 찾는다.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과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가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고, 이윤기 감독의 '아주 특별한 손님'이 영포럼 부문 초청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스케키'와 '천하장사 마돈나'는 영화제 내 어린이 영화제 격인 제너레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싸이보그지만…'의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 비(정지훈)ㆍ임수정, '히야쯔가르'의 장률 감독과 주연배우 서정 등이 곧 베를린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
이외에도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ㆍ이해준 감독, '아이스케키'의 여인광 감독, '후회하지 않아'의 제작사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와 이송희일 감독과 주연배우 이영훈, '아주 특별한 손님'의 이윤기 감독, '해변의 여인'의 홍상수 감독과 제작사 영화사 봄의 오정완 대표 등이 베를린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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