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복서 역 선배 류승범 위로에 눈물날 뻔"

하지원이 이번에는 복서로 등장한다. 2월15일 개봉하는 영화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 제작 두사부필름)에서다.

전적은 보잘것없다. 5전1무4패의 명란 역. 전적이 이렇다 보니 때리는 것보다 맞는 장면이 더 자주 등장한다. 이 때문에 링 위에서 그의 얼굴은 온통 찢긴 채 피를 흘리고 시퍼런 멍이 들기 일쑤다.

'색즉시공'에서는 에어로빅 선수, 드라마 '다모'와 영화 '형사:Duelist'에서는 뛰어난 검객, 드라마 '황진이'에서는 예인 황진이를 연기하느라 갖가지 운동과 여러 스타일의 춤을 배워야 했던 하지원은 이 영화를 위해 6개월간 복싱을 배웠다. 촬영이 들어가기 전뿐만 아니라 촬영장이었던 권투장 한켠에 따로 연습장을 만들어 촬영 내내 권투 연습에 매진했다.

"지금까지 해본 운동 중에 권투가 가장 힘들었다"는 하지원은 "'주먹이 운다'에서 권투선수를 연기한 류승범 씨가 시사회가 끝난 후 '많이 아팠죠?'라고 딱 한마디하는데 정말 눈물이 나올 뻔 했다"면서 "맞아본 사람만이 얼마나 아픈지 안다"고 말했다.

"큰 동선만 짠 후 대결장면은 '합'을 맞추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권투선수랑 정말 때리고 맞아야 했어요. 얼굴이 뭉개진다는 표현이 딱 맞죠."

하지원은 "아마 이렇게 진짜로 얼굴을 맞아도 하겠다는 여배우가 나밖에 없어 윤제균 감독님이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내게 준 것 같다"며 웃는다.

촬영 때만이 아니라 숱하게 많은 연습 스파링을 하면서 하루도 얼굴이 성할 날이 없었다. 그래서 얼굴 부기를 빼기 위해 얼음팩은 촬영장의 필수품이었다.

"곧장 얼굴에 얼음팩을 해줘야 부기가 가라앉습니다. 계란은 말할 것도 없고, 부기 빠지는 데 좋다는 소고기 덩어리를 수시로 얼굴에 올려놓았죠."

얼굴도 얼굴이지만 권투가 정말 힘들었던 건 "숱하게 맞아 육체적으로 아프지만 막상 내가 때릴 때는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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