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극단★바실리예프 두번째 워크숍 공연

‘엘리자베따밤’ 이란 여인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와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로 대표되는 부조리극은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이 논리적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는 신념과 이러한 우스꽝스럽고 부조리함을 작품 속 극 행동에 반영하려 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부조리극의 특징으로 분류되는 러시아 극작가 다니엘 하림스의 대표적인 부조리극 작품이 도립극단의 워크숍 공연으로 국내 초연된다.

지난 2004년 6월 경기도립 극단 배우들의 트레이닝을 위해 내한, 체홉 작품을 옴니버스로 꾸민 ‘그것만 알 수 있다면, 그것만 알 수 있다면’을 선보였던 신체·발성훈련 전문가 유리 바실리예프와 도립극단의 두번째 워크숍 공연 ‘엘리자베따밤’이 다음달 1일 오후 7시30분 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도립극단의 워크숍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엘리자베따밤’은 ‘엘리자베따밤’이란 여인을 통해 스탈린시대 당시의 지독한 정치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혼돈의 시대를 살던 작가의 정신세계를 그대로 반영한 부조리극.

다니엘 하림스 작품에서 눈에 띄는 건 죽음이 단순하고 즉흥적으로 표현된다는 점. 그의 대표적 부조리극인 ‘엘리자베따밤’에서의 죽음도 그렇다. 구구절절 사연도 없이 ‘죽었다’라고 표현됐을 뿐이다.

실제로 무대 위에선 이야기 구성이 극의 시작과 똑같은 방식으로 끝나는 순환적 구조를 지니고 있어 아무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비사실적이고 인물에 대한 설명도 배제됐다. 대사는 간결하고 양도 적은 편이며 대화는 거의 이치에 맞지 않고 등장인물들도 서로의 의사 소통에 실패한다.

‘엘리자베따밤’은 리얼리즘을 기조로 작은 에피소드 19편으로 구성됐다. 정신분석학적 시각, 사실주의 연극과 동시에 코미디,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장르가 공연 안에 존재하며 이 에피소드들은 때로는 어처구니없게 우습고 단순하고 음악적이며 가볍기도 하고 비논리적인 무대들로 비친다. 아마도 하림스는 이 짧은 희곡 한편에 이런 다양한 장면을 모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워크숍 작품 ‘엘리자베따밤’에는 하림스의 다른 작품 속에서 발췌된 에피소드 3편이 추가됐다. 이들 에피소드들은 원작 ‘엘리자베따밤’에 충분한 설득력으로 합치될 수 있다. 유리 바실리예프와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초대하는 낯선 그녀와의 만남 ‘엘리자베따밤’을 통한 현실의 부조리를 객석에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전석 5천원. 문의(031)230-3440~2

◇등장인물

엘리자베타 밤(조은하 임미정 장정선), 이반 이바노비치(안혁모 이충우), 포트르 니꼴라이비치(심완준 김종칠), 아빠(서창호 이찬우), 엄마(이태실), 거지(김미옥), 지휘자(한범희), 청소부(류동철), 또냐(윤상정), 마냐(박현숙), 지나이다(강아림), 이리나(강혜련), 합창단(강상규 김길찬 한수경)/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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