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1주기… 곳곳서 추모행사·전시 열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선생 1주기 추모 행사 및 전시가 곳곳에서 열린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29일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추모식을 갖고, 故 백남준의 부인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 여사가 직접 편집한 백남준 회고 영상 ‘My life with Nam June Paik’을 상영한다.
이 영상물은 백남준의 초기 활동부터 말년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백남준의 퍼포먼스 활동들과 86년 첫 조국 방문 당시의 기록,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재활 과정을 담은 ‘섹슈얼 힐링’, 그리고 말년의 일상을 총 1시간 10분 분량으로 구성했다.
또 오는 3월 23일부터 5월 6일까지 ‘백남준 1주기 추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선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비디오 아트 이전 시기의 작품들과 비디오 아트 초기 작품들이 함께 선보여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발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어 용인 한국미술관은 28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백남준선생, 가시고 365일 이야기’전을 마련했다. 이 전시는 봉은사 49제, 백남준미술관 기공식, 해외 추모이벤트 등 그간의 자료들을 모아 전시하며, 28일 오후 3시 구보타 시게코씨와 가수 조영남(화가)의 대담도 마련했다. 문의(031)283-6418
서울 필립 강 갤러리는 백남준의 활동을 많이 촬영해온 사진작가 이은주씨의 사진을 모아 29일부터 한 달간 ‘아 백남준’전을 연다. 백남준의 방한 때 활동과 뉴욕 소호의 작업실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로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 많다. 문의 (02)517-9092
‘백남준과 플럭서스 친구들’전을 마련한 갤러리 쌈지에선 29일 오후 2시에 무속인 김금화씨의 추모굿과 백남준을 기리는 젊은 작가 이지영씨의 한복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작품은 백남준이 74세로 사망할 때까지 활동상을 기록사진과 관련 텍스트, 영상 등을 통해 실험예술의 토대가 됐던 60년대 전위운동인 플럭서스를 함께 조명한다. 전시는 3월18일까지.
한편 백남준과 인연을 맺은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백남준을 기리는 모임’(공동발기인 이경성·황병기·이경희 등)은 백남준과의 인연을 추억하며 ‘백남준 추모문집-TV부처 백남준’(삶과 꿈 刊)을 출간하고 29일 오후 6시 프라자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 백남준 (1932~2006)
일본, 독일에서 유학 후 유럽과 미국을 떠돌며 전위적·실험적인 미술집단인 플럭서스(Fluxus)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연과 전시회를 열었다. 비디오 예술의 창시자이자 비디오 아트를 예술 장르로 편입시킨 선구자란 평을 들었고, 96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나 그 이후 장애를 극복하고 국내·외에서 여러 전시를 열었다.
97년에는 독일 ‘캐피털’지가 선정한 ‘세계의 작가 100인’ 중에 8위에 올랐으며,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교토상, 한국 금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지난해 1월29일(미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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