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앙코르 공연 ‘맘마미아’를 보고

전 곡 한국어 개사 쉬운 전달 긴 여운

지난 19일 만인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뮤지컬 앙코르 공연 ‘맘마미아’가 성대한 막을 열었다.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즐비하고 히트곡들이 무성한 아바의 노래 22곡으로 엮은 대형 쥬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는 관객들의 기대를 반영, 공연 첫날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전석이 관객들로 빼곡히 들어차고 심지어 오케스트라 자리까지 관객들에게 내줘야할 형편이었다.

기대를 북돋워주는 힘찬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물결치던 스크린이 올라가고 무대 위에는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딸 소피가 하얀 펜션에 걸터앉아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와 흡사한 음성으로 뮤지컬 대사와 함께 아바의 노래를 잔잔히 부른다. “어려움이 닥쳐와도~ 난 이겨낼 힘이 있어~ 실패한다해도 해보는거야~”

100% 한국어로 개사된 아바의 노래들이 쉬운 전달력을 자랑하며 한편의 말랑말랑한 가족극을 보러온 기분을 선사한 오프닝은 무려 10~15분동안 지속됐다. 이에 유명 뮤지컬 배우들의 춤과 흥겨운 아바노래에 열광할 준비를 하고 온 관객들은 살짝 술렁거리기까지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흥이 더해지는 구조였던 ‘맘마미아’는 결국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지만 말이다.

가족극으로 시작된 ‘맘마미아’는 극의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성인극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 주인공 소피가 남자배우 스카이의 배 위에 올라 앉아 키스하는 장면, 비속어를 연상시키는 개나리와 10㎝를 연발하는 조연 배우들, 잠수복을 속옷까지 보여주며 무대 위에서 적나라하게 갈아입는 남자배우 스카이의 모습 등 서양의 개방적인 성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속속 펼쳐졌다.

프로듀서 쥬디 크레이머는 지난 89년 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의 노래들을 엮어 뮤지컬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지난 94년 예술성보다 관객들의 엔돌핀을 생성시켜주기 위해 탄생된 뮤지컬 ‘맘마미아’는 팝 그룹 아바만큼 인기를 끌면서 쥬크박스 뮤지컬의 시대를 열었다.

지금의 40대가 한창 젊었을 적 유행한 아바의 노래들은 그 세대의 풋풋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로 자리를 매김하면서 뮤지컬 ‘맘마미아’도 동시에 한국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 공감대를 형성해 그간 흥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성남아트센터 앵콜 공연은 비록 원곡과 달리 완전 한국어로 개사됐지만, 유명한만큼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인 뮤지컬 배우들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번 무대는 중견 뮤지컬 배우 최정원·전수경이 무대에 올랐다. 특이한 건 마지막 커튼콜에서 주인공이었던 소피보다 타냐역의 전수경, 도나역의 최정원 등이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점이다.

성남아트센터측은 조용한 공연 가운데 1막 중에만 2차례에 걸쳐 늦은 관객들을 무더기로 입장시키는 편향된 서비스 정신을 보여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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