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제작지원사업 모니터링 간담회

이형복·김효희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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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공연계 숨은 ‘블루칩’ 발굴 큰 수확”

“재단과 언론사, 평론가들이 결합해 경기도내 신진 예술단체를 조명하고 평론문화 풍토를 조성한 것은 큰 수확입니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일보가 지난해 공동 주최한 2006무대제작지원사업’(이하 무대사업) 모니터링 간담회가 지난 18일 재단 회의실에서 열렸다.

무대사업은 연극·무용·국악·음악 등 모두 50개 단체가 선정됐으며 25건은 경기일보에 ‘리뷰, 문화현장을 가다’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지영 국악평론가를 비롯, 김남수 무용평론가, 노이정 연극평론가, 장인종 음악평론가, 표신중 경기문화재단 예술진흥팀장, 오세형 재단 전문위원, 이종현 경기일보 문화부 차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형복 경기일보 문화부 기자 사회로 진행됐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일보, 각 장르별 평론가들은 지난 4년동안 하나의 팀을 구성, 새로운 모니터링 체계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간담회 요지.

▲이형복 기자=지난해 1년동안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하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지난해 모니터링에 대한 평론가 분들의 개괄적인 견해를 들었으면 합니다.

▲김남수 무용평론가=신문에 평이 실린다는 것은 공공적 확장의 의미를 지녔어요. 여기다 잠정 관객들을 유인하는 효과도 수반합니다. 무용 분야는 지난 2005년에 비해 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숨은 ‘블루칩’의 발굴은 기득권 단체에 눌려 지원받지 못하는 소외단체를 살리는 역할을 하며 신문에 그런 단체들이 보도된다는 것 자체가 큰 격려입니다.

▲노이정 연극평론가=모니터링을 하면서 경기도 공연은 많이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과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역과 서울과의 문화적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문화저변 확대 문제를 고민해야죠.

여기다 도내 공공극장이나 사립극장이 어떻게 지역문화의 씨앗이 될지도 생각해야죠. 극장과 관객, 공연 3자가 장기적으로 어떤 형태로 만날 지도 중요하죠.

▲이형복 기자=방금 공연장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도내 사설 극장은 5개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모니터링 선정 단체들 대부분이 처음 신청한 날짜와 실제 공연이 일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장인종 음악평론가=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공연이 많았고, 기존 정기연주회의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기 십상입니다. 이는 관중에게 어필할 기획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결과죠.

비평도 그런 점에 초점을 맞췄는데 공연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해요. 의미 있는 단체의 발굴이 중요한데, 이번 모니터링에 선정된 단체는 아니지만 남양주의 두물워크숍 같은 곳이 주목할만한 단체라고 생각해요.

▲전지영 국악평론가=국악은 지난 2005년보다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경기민요 등 경기지역의 특징을 살린 시도는 좋지만, 역량의 한계는 아쉬운 대목이죠. 지원단체가 귀를 열고 부족한 부분을 과감히 개선하지 않는다면 매년 똑같은 수준의 작품만 양산할 것입니다.

▲오세형 전문위원=무대사업은 우수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우수 공연을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심사과정에서 우수작품을 적극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죠. 그리고 평론에서 어느 정도 독려와 경기도에 정착한 예술단체에 관심을 가져주기 당부합니다. 반면 재단측에선 지원사업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김남수 무용평론가=(학연·지연 등) 부패의 뿌리가 깊은 나무는 자르기도 어렵죠. 무용의 경우 신진 안무가들이 진입하기엔 장벽이 너무 높아요. 무대사업 선정 과정에서 커넥션 등에 따른 기득권단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죠.

이렇게 선정된 단체의 공연 결과물도 납득할 수준이 아닙니다. 어린이 관객들을 볼모로 객석을 채우거나 같은 작품을 다른 곳에서 지원받는 폐단도 있기 때문에 재단과 평론가들이 깊이 고민할 부분입니다.

▲이종현 차장=연극분야의 경우 창작성이 부족한 편입니다. 어린이 상대로 이익을 챙기는 음악단체도 있기 때문에 관심있게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새로운 장르로 부각된 b-boy 등과 같은 분야도 지원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오세형 전문위원=현재 4개 장르를 지원하는데 올해부터는 다원화예술 분야가 추가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해소될 것입니다.

▲이종현 차장=광명시민회관에서 열린 광명오페라단은 3천만원이고, 중앙오페라단은 6천만원인데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표신중 팀장=오페라는 다른 장르에 비해 제작비가 많은데 비해 수요가 적기 때문에 고민입니다. 외국의 경우 전문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오케스트라, 발레단 등 상주단체를 갖고 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내 현실은 그렇지 않죠.

▲노이정 연극평론가=규모가 큰 문화기관에 전문 오페라단을 양성하는 것은 어떤가요.

▲표신중 팀장=국립 오페라단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형편입니다. 매번 사람을 급조해 공연하면서 주로 음악대학의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진행하는 상황이죠.

지원제도에 의존해선 예술계가 흔들리기 쉽습니다. 예술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전지영 국악평론가=서울에서 활동하는 국악단체들이 제자와 지인들로 단체를 꾸리고, 경기지역에서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품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지원받는 것은 문제가 있죠.

▲표신중 팀장=경기와 서울 단체는 기본적으로 6대 4 비율로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경기 이외 지역이 40%지만 이것도 채울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평균 80% 정도가 지역단체가 지원받고 있습니다.

▲노이정 연극평론가=음악·국악은 극장측과 공동기획한 작품을 지원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원단체보다 관람객들이 쉽게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대안이라 생각하는데….

▲표신중 팀장=성남아트센터 등 몇몇 대형 극장이 수혜를 입을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다 도내 몇몇 극장은 자체공연이나 지역단체들의 대관 수요가 높아서 실현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형복·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사진=조남진기자 n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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