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큼 땅만큼', 일일극 왕좌 지킬까

그동안 4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KBS 1TV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이 1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후속작은 15일 첫 방송되는 '하늘만큼 땅만큼'. 박해진ㆍ한효주 주연의 이 드라마가 '열아홉 순정'만큼 시청자들을 불러 모을지 관심을 모은다.

KBS 일일극은 '열아홉 순정' 이전에도 '별난 여자 별난 남자' 등으로 저녁 시간대를 점령해 왔으나 이번에는 주변 변수가 조금 달라졌다.

시간대를 앞당긴 최진실 주연의 MBC 일일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가 2주 먼저 시작한 데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도 점차 인기를 더하고 있다.

전작의 시청자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상황. 결국 새 드라마 자체의 힘으로 진검승부를 겨뤄야 한다.

'하늘만큼 땅만큼'의 키워드는 '가족'이다. 가진 것 없지만 서로 믿고 사랑하는 가족, 반면 남부러울 것 없이 가졌지만 부부간의 신뢰와 사랑이 없는 또 다른 가족이 극의 중심이다.

주연급으로는 신인 연기자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최근 종영된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 박해진이 천성은 밝지만 자신의 처지로 인해 진심을 표현하지 못하는 정무영 역을 맡았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 명자(정애리)의 양아들이다. 효심이 지극하고 능력도 뛰어난 펀드매니저로, 명자의 아들이자 무영과 성이 다른 형인 상현 역은 이주현이 맡았다. .

'봄의 왈츠' 등에 출연한 한효주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성격의 석지수 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와 성이 달라 놀림을 당하던 무영을 편견 없이 대해준 오랜 친구. 무영은 지수를 오래 전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고 지수도 훗날 무영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의 행복을 위해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한다.

강정화는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불화를 겪고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윤은주 역을 맡았다. 은주는 상현과 결혼했지만 가족에 대한 의무감을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이혼하고 만다. 그러나 남자로서는 여전히 상현을 사랑한다.

그 외 윤해영, 홍수아, 서재경 등과 정한용, 김일우, 횽요섭, 정동환, 김자옥 등의 중견배우들이 출연한다.

드라마는 이들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역할, 결혼과 혈연을 초월한 아름다운 가족 만들기를 보여준다는 게 제작진의 목표.

'백만송이 장미' '슬픔이여 안녕'에 이어 세 번째로 최현경 작가와 호흡을 맞추는 문보현 PD는 "요즘 드라마들이 극단적인 설정을 이용하는 데 이번 드라마는 일상을 끝내고 밥상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면서 "조금 덜 극단적으로, 좀 더 가볍고 자연스럽게 끌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 격차가 나는 두 집안, 결혼과 혈연을 둘러싼 갈등 구조는 이미 수차례 드라마에 등장했던 소재이기도 하다. 문 PD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이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밑천이 바닥났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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