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진건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드릴게요"

한때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다. 인터넷 다음 카페 회원수가 20만 명에 육박할 때가 있었으니. 그러나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잊혀지는 것은 시간문제였고 그로부터 2년여 동안 그는 방에 틀어박혀 지내야했다. 천운으로 다시 얻은 기회, 지금은 매 순간 감사하고 있다.

'중고 신인' 채진건(25)이 내년 1월1일 첫방송하는 MBC TV 새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극본 이홍구, 연출 이대영)의 주조연을 꿰차며 2년여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최진실 이재룡 성현아 전노민 등 쟁쟁한 선배들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에서 그는 이들과 다른 한 축에서 청춘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친다. 상대 여배우는 김지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멋진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순수하고 밝은 청년 김태욱 역입니다. 첫눈에 반한 운명적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결국엔 그녀가 눈을 잃은 후에도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게 됩니다. "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하는 일일극에서 꽤 비중이 큰 역할을 이름 있는 배우들을 제치고 따냈으니 그로서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기회다. 네 번의 오디션을 통과해 배역을 따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우리 극의 주연들은 불륜으로 얽힌 어두운 관계입니다. 작가 선생님이 제게 드라마의 밝고 건강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깨가 무겁지만 제게 기회를 주신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2003년 KBS 2TV 오락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인기코너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에 출연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채진건은 6주간 출연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신입생으로 출연한 그는 노래 실력과 상큼하고 건강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 연기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가 없었던 그는 이후 KBS 2TV 시트콤 '달래네 집'에 캐스팅됐지만 8개월간 출연하면서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리고 긴 공백이 시작됐다. 찾는 이 하나 없었다.

"당시 권상우와 비의 다음 팬카페 회원수가 5만 명일때 제 팬카페에는 순식간에 20만 명이 몰려들었어요. 우쭐할 수밖에 없었죠. 모든 일이 너무 쉬워보였구요. 그러다 쓰디쓴 실패를 맛봤죠. 2년여 두문불출, 연락두절하고 지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저에게는 약이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세상 일에 매사 감사하게 됐고, 지금 제게 주어진 상황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

초심으로 돌아왔다는 채진건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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