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아시아인의 불만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아시아권에서는 여전히 초기 한류 스타들의 인기도가 높아 새로운 한류 스타와 콘텐츠의 배출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이사장 신현택, 이하 교류재단)은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광고문화회관 7층 소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문화상품의 동아시아 소비자 및 정책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류재단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엔아이코리아에 의뢰해 9월11일부터 10월13일까지 중국(베이징), 일본(도쿄), 홍콩, 대만(타이베이)의 15~59세 남녀 2천109명을 상대로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는 한류가 정점을 지나 성장의 둔화를 겪는 변곡점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한류상품 마케팅의 선진화, 스타 의존 대신 보편적 문화가치의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류 콘텐츠에 아시아인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일본의 만족도를 제외하면, 다른 분야와 나라에서는 만족도가 낮아졌고 불만율도 올랐다.
드라마의 경우 중국과 대만은 2004년 대비 만족도가 각 72.0%에서 63.3%, 62.0%에서 57.9%로 낮아졌다. 반면 불만율은 5.0%에서 5.4%, 1.0%에서 3.0%로 높아졌다.
영화와 대중음악도 마찬가지. 영화 만족도는 일본(60.0%→54.6%), 중국(75.0%→59.7%), 대만(49.0%→42.1%) 모두 일제히 낮아졌다. 대중음악에서도 세 나라의 만족도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경험률이 중국에서 증가했고, 경험자들의 향후 한국 드라마 시청의사가 높게 나타나 한류 확산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한류와 관련해서는 조사대상 국가 모두가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호응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스타 인지율과 선호도 조사에서는 배용준, 이영애, 김희선 등 '전통적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연예인 전체 인지율 조사에서 배용준은 일본과 대만에서 50.1%와 27.0%로 1위를 차지했고, '가장 먼저 좋아한 한국 연예인'을 묻는 조사에서도 일본에서 21.7%로 가장 높았다.
김희선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 지역에서 전체 인지율이 29.3%로 가장 높았고, 최초 선호 한국 연예인 부문에서도 20.1%로 1위였다.
이영애는 홍콩에서 전체 인지율이 31.0%로 수위를 달렸고, 최초 선호 한국 연예인에서도 홍콩과 대만에서 각각 28.3%와 24.1%로 가장 높았다.
새롭게 좋아하게 된 한국 연예인 분야에서는 가수 비가 중국과 대만에서 각 3.8%와 6.3%로 1위를 차지해 '차세대 한류 톱스타'로 주목받았다.
문화상품의 이용 경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인터넷 매체를 통한 소비시장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는 인터넷, 복제 DVD 등 불법 유통물의 이용률이 높게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류의 주 소비계층은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고학력자와 전통고수형의 50대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20대는 '세련된 도시적 감수성'에 민감하고, 50대는 '전통적 유교 가치 기반의 휴머니즘'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한류 확산 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경험이 국가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는 한국 문화상품 경험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 한국 제품 이용 의사, 한국 관광 의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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