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2일 만인 25일까지 전국관객 240만 명(제작사 추정치)을 돌파하며 빅히트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첫 장면. 섹시하고 도발적인 외모의 가수 '아미'가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대규모 콘서트에서 관능적인 춤을 당당하게 선보이며 공연을 펼치는 아미의 모습은 관객이 시작과 함께 곧바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은 물론 김아중과 주진모.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아미를 맡은 배우가 누구인지 분명 궁금해진다. 신인인데 외모와 연기가 되는 아미는 누구일까.
화제의 주인공은 지서윤(본명 박영란ㆍ26). 수년간 CF 모델로 활동하며 연기자 데뷔를 꿈꾸던 그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드라마 '북경 내사랑'과 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지만 본격적인 연기는 아미부터 시작이다.
그런데 직접 만난 지서윤을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극중 모습과 180도 다른 청순하고 참한 모습이었기 때문. 생머리 찰랑찰랑 휘날리는 하얀 얼굴의 그는 구릿빛 피부, 강한 인상의 아미와 너무도 달랐다.
"부모님과 친구들까지도 놀라고 있어요. 극중 제 모습이 워낙 낯서니까요. 제 인상이 순하다고 감독님이 일부러 더 독하고 강한 분장을 시키셨어요. 하얀 피부도 까맣게 만들기 위해 촬영 내내 피부에 검은 화장을 했습니다."
이쯤 되면 분장이 아니라 변장 수준. 그렇다면 섹시 댄스는 어떻게 준비했을까.
"오디션 자체를 섹시 댄스로 치렀어요. 댄스가 중요한 역인 만큼 감독님은 댄스 가수를 캐스팅할 생각도 하셨더군요. 운 좋게 붙고 나서는 두 달 꼬박 집중적으로 춤 연습을 했습니다. 립싱크 가수인 만큼 춤추는 게 어설프면 안되잖아요."
연습은 생각보다 혹독했다.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허리를 비롯해 온몸에 탈이 난 것.
"매일 침 맞았어요. 또 일반 병원은 소용이 없어서 선수들이 다니는 병원에 다니며 근육 치료를 했습니다. 오전에 링거와 침을 맞고 오후에 연습하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첫 장면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비록 립싱크 가수이긴 하지만 그는 촬영하면서는 노래를 직접 불렀다. 그렇지 않으면 입 모양이 어색해지기 때문.
"직접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댄스 가수들이 정말 힘들겠다고 느꼈어요. 립싱크 안 하고 어찌 노래하는지 대단한 것 같아요. 정말 숨차고 힘들더라구요(웃음)."
171㎝의 하늘하늘한 몸매인 지서윤은 19세 때부터 잡지 패션 모델로 활동하며 많은 CF에 얼굴을 내밀었다. 현재는 동일하이빌의 광고에서 만날 수 있다.
"사실 연기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모델로 활동하는 게 좋았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되면서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특히 '미녀는 괴로워'는 마침 제가 원작 만화를 아주 재미있게 본 상태였기 때문에 오디션 소식을 듣고 꼭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녀는 괴로워'의 인기로 그는 요즘 무대 인사를 다니며 관객의 즉각적이고 생생한 반응을 느끼고 있다.
"영화 상영 후 무대 인사를 하면 관객이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며 환호성을 질러주세요. 무척 기분 좋죠. 좋은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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