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용한 세상’… 들어갈 땐 男,나올 땐 女 “good”

영화 ‘조용한 세상’이 개봉 첫 주를 조용하게 보냈다.

배급을 맡은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조용한 세상’은 지난 주말 서울 2만3170명, 전국 8만3252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지난 14일 개봉 이래 서울 4만881명, 전국 14만768명을 동원해 지난 주 박스오피스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용한 세상’ 박스오피스 6위

‘조용한 세상’ 곁에서 폭죽을 터뜨린 건 신세대 미인 김아중의 매력을 한껏 살린 ‘미녀는 괴로워’였다. 김아중이 5∼6시간에 걸친 분장으로 95kg 뚱보와 ‘이기적 S라인’을 오가는가 하면, 직접 노래를 불러 가수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한 결과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상망(235개 영화관 1604개 스크린, 스크린 점유율 90%) 가집계 수치로 비교하자면, 17일까지 ‘미녀는 괴로워’의 관객은 54만6212명으로 ‘조용한 세상’(8만2164명)의 6배가 넘는다.

“일단 보면 만족…선택에서 밀려”

‘조용한 세상’,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연기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김상경 박용우를 주연으로 내세운데다, 연쇄 소녀 유괴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입양·위탁가정의 성폭행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접목시켜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류정호(김상경 분)의 초능력은 잘 알려져 있지만 영화 끝에서야 밝혀지는 그의 신체적 비밀은 ‘단서는 제목 '조용한 세상'이다’라는 말과 함께 궁금증을 배가시키며 누리꾼 사이를 떠돌고 있다.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극장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어 본 바로는, 연말이다 보니 연인이나 가족이 부담이 없이 함께 볼 수 있는 밝고 따뜻한 영화가 티켓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아무래도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가 혼합된 ‘조용한 세상’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자체 분석한 의견을 제시했다.

관계자는 또 “금·토·일요일 배우들과 무대인사를 다녔는데 반응이 좋아 거의 매진됐다. 상영 전 뿐 아니라 종영 타임에도 관객들을 만나러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호응이 대단했다. 일단 관람하신 분들의 만족도는 큰데, ‘선택’의 시점에서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들에 밀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들어갈 땐 남자, 나올 땐 여자가 웃는다

현장에서 직접 느낀 유형별 선호도는 어떨까.

“서울과 지방, 지역에 따라 관객의 반응에 차이는 없었다. 다만 15세 관람가 영화인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객석을 메우고 있다. 또 들어갈 땐 남성 관객의 선택으로 ‘조용한 세상’의 표를 샀지만, 나올 때는 여성 관객의 만족도가 크다. 단순 미스터리라고 여겼다가, 휴먼 미스터리가 주는 ‘생각지 못한 감동’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여성이 많았다.”

대한민국에서 스릴러가 성공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적 감수성을 살린 휴먼 미스터리를 표방한 ‘조용한 세상’도 이런 전례에 ‘조용히’ 묻혀갈지, 뒤집기에 성공할지 그 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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