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작가, 김영애에게 감동의 편지

"이 대본을 쓰면서 제가 '황진이'의 작가인 것을 후회했습니다.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기구한 명운을 타고난 여자들의 인생을, 그 슬픔을 훔쳐보자 작정을 한 것인지…"

KBS 2TV 수목드라마 '황진이'(연출 김철규)의 윤선주 작가가 7일 방송될 18회 대본 마지막 부분에 임백무 역의 김영애에게 전하는 편지를 적었다. 백무 역의 김영애는 이날 방송에서 처절한 죽음을 맞게 된다.

'백무의 죽음에 부쳐…'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당신은 저에게 배우 김영애가 아닌 인생의 대선배이자 스승으로 자리잡게 됐음을 밝힙니다"라고 존경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35년 기나긴 연기 인생, 그쯤 되면 자신감과 오만으로 앞뒤 없이 군다 해도 누가 뭐라지 않을 듯한데 언제나 처음처럼 늘 회의하고 고민하며 연기에 임하신다는 말씀 자주 전해 들었습니다"라며 "저도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언제나 '처음처럼' 늘 겸손하고 진실에 눈 감지 않는 그런 작가로 살아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작가는 앞으로 방송 내용에 대해 "백무가 가고도 드라마 '황진이'에는 여전히 여섯 편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면서 "이 대본들이 어쩌면 황진이를, 그녀와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라이벌 부용을, 그네들의 질긴 줄다리기의 엄정한 심판이 돼주어야 하는 스승 매향을 지금까지 더욱 호되게 괴롭힐 수도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백무의 죽음 이후 '황진이'는 본격적인 예인의 삶을 살아가는 황진이의 모습과 함께 황진이와 김정한의 인연을 그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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