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돌아오는 '여성농악단'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농악에 본격적으로 여성이 등장한 것은 1959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원국악원은 운영자금을 모으기 위해 젊은 여성들로 풍물패를 꾸렸는데, 이 남원여성농악단이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 이후 전주, 정읍, 김제 등지에서도 유사단체들이 생겨났다.

유지화, 나금추 등 상쇠 뿐 아니라 장구, 소고, 줄타기 등에서도 스타가 생겨났고, 스타급 연기자들의 유무에 따라 흥행 판도가 바뀌었던 탓에 일부 농악단은 납치라는 극단적 방법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1970년 말로 접어들면서 여성농악단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집집마다 들여놓기 시작한 텔레비전이 그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였다. 사람들은 '김일의 박치기' 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잊혀졌던 여성농악단의 가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30년 만의 해후-여성농악단' 공연이 14일 오후 4시와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는 섬진강과 영산강, 김제 만경평야 등 곳곳을 뒤져 마지막 여성 상쇠 유순자(53) 씨를 비롯해 옛 여성농악단 멤버들을 찾아냈다.

"여성농악단을 부활시켜보자"는 말에 처음엔 손사래부터 치던 이들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순자 씨와 김정분(백구여성농악단) 씨 등 25명이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입장굿, 오채질굿, 농부가, 오방진굿, 구정놀이, 두마치굿 등을 선보인다.

☎02-760-4696~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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