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의 마이클 그레이드 이사장이 경쟁사이자 영국 최대 민영방송인 ITV의 새 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주요 일간지 인터넷판은 27일 BBC `10시뉴스'의 보도 등을 인용해 그레이드 이사장의 전격적인 자리이동을 전했다.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그레이드 이사장이 빠르면 28일 물러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BBC 인터넷판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내년 1월1일자로 그가 ITV의 새 수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광고수입 감소 등을 겪어온 ITV는 지난 8월 찰스 알렌 회장이 물러난 후 새 회장을 물색해왔다.
그레이드 이사장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2.3%)에 연동해 책정해온 BBC수신료를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밀어부쳐온 인물이어서 BBC의 향후 재정확보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ITV의 그레이드 이사장 영입은 지난 몇주간 극비리에 진행돼 왔다. 미디어재벌 루프트 머독이 이끄는 위성방송 BSkyB가 케이블TV회사인 NTL과의 합병을 차단하기 위해 ITV지분의 18%를 사들인지 꼭 10일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 1980년대 BBC1 채널을 이끌었던 그레이드는 민영 채널4 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2004년 2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오보파문으로 개빈 데이비스 BBC이사장과 그레그 다이크 사장이 동반 사임하면서 같은해 5월 BBC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 후 마크 톰슨 BBC사장의 `일자리 4천개 감축안'을 지원하는 등 내부의 `도덕성 복원' 운동에 주력해왔다.
그레이드 이사장은 그러나 ITV에 가더라도 이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바로잡으며 미디어업계 전반의 거대한 구조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