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한 고양이 ‘굴뚝’에 먼저 오른다?…‘미녀들의 수다’ 오류 연발

26일 처음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출연해 한국 문화에 대한 문제를 맞히는 프로그램이다. 사회자와 연예인으로 구성된 한국인 패널들이 제시하는 설명을 듣고 외국인 여성이 속담 등을 맞혀야 한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뒤 시청자 반응이 좋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첫 회부터 사회자와 패널이 외국인 출연자에게 한국 문화와 속담을 잘못 설명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발견돼 시청자 게시판을 중심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방송분에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등 속담 빈칸 채우기 문제가 출제됐다. '얌전한 고양이 ○○○에 먼저 올라간다'란 제시문을 주고 패널들이 '○○○'에 들어갈 '부뚜막'을 설명해야 했다. 그러자 한 연예인 패널은 부뚜막을 "시골집에서 밥 지을 때 연기가 빠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부뚜막'을 설명하며 '굴뚝' 얘기를 한 것이다. '부뚜막'은 부엌 아궁이 위에 흙과 돌을 쌓아 솥을 걸어 놓는 곳을 말한다. 다른 출연자들이 의아해 하며 "그건 굴뚝"이라고 정정했지만 부뚜막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또 ‘친구 따라 ○○ 간다’란 속담의 '○○'에 들어갈 '강남'을 설명하며 패널들은 “나와 잘 어울리는 지역” “서울 지명” “일본의 경우 ‘친구 따라 도쿄 간다’와 같은 의미”라고 했다. 속담에서 가리키는 '강남'은 '중국 강남'인데도 '서울 강남'을 설명한 것이다. 발음이 같으므로 정답을 유도하기 위해 그랬을 수 있지만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정확히 알린다는 프로그램 취지와는 크게 어긋난다.

한 일본인 출연자가 “속담을 배울 때 그냥 외웠다. 그런데 왜 강남이 들어가나”라고 질문하자 사회자는 “그것은 방송 자막으로 확인하기 바란다”는 말로 상황을 넘겼다. ‘강남’에 대한 정확한 설명(중국 양쯔강 남쪽)은 방송 자막으로만 처리됐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출연자들의 실수를 지적하는 글 수백개가 올라 왔다. 시청자 이모씨는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주는 것이 제작의도라면 이런 부분은 사전에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배모씨는 “한국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위해 전문가를 패널로 기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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