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둘의 사랑 너무 예뻐 흐뭇한 미소 지어져"

쑥쑥 성장하고 있다. 영화 한 편을 찍을 때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각인시킨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그 해 여름'의 수애를 보면 "참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맞붙는 멜로 영화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의 한석규가 "여배우에게 있어 멜로가 어울린다는 건 큰 축복"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수애는 큰 축복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한석규는 물론 자신의 파트너 김지수를 두고 한 말이기는 하지만.

'가족'을 통해 스크린이 낯설지 않은 배우라는 평을 들었고, '나의 결혼 원정기'에서는 스크린과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칭찬을 받았던 수애는 '그 해 여름'을 통해 스크린에서 더 예쁜 배우라는 말을 듣게 됐다. 화장기도 없고, 옷도 그저 그런 데도 스크린속 그는 예쁘다.

"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예고편을 보면서 석영과 정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모습이 너무 예뻐서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어요. 웃음과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더군요."

'그 해 여름'은 1969년을 배경으로 농활에 참여해 시골에 내려온 세력가의 아들 윤석영(이병헌 분)과 '빨갱이의 딸'이란 주홍글씨를 안고 있지만 순수하고 맑게 사는 시골 처녀 서정인의 사랑을 그린다. 수애 말대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애잔한 슬픔을 주는 영화.

시대의 아픔이 담겨 있는 정인을 그저 맑게만 그릴 수는 없었을 터. 그는 "시나리오상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더 미움을 받고 외톨이였다. 그렇게 되면 기죽어 살아야 해 정인의 순박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것 같아 감독님과 의논해 약간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이란 캐릭터에 활기를 주고 싶었던 그의 바람이 이뤄져 정인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때론 비난을 받지만 평상시에는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됐다. 이 때문에 수애는 마을 이장이 그에게 손찌검을 한 뒤 찾아와 정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정인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하고 이를 석영이 한 켠에서 지켜보는 장면을 가장 좋았던 장면중 하나로 꼽는다.

"상투적인 멜로영화가 되지 않으려고 감독님과 (이)병헌 오빠와 많이 대화를 나눴어요. 한 장면 한 장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입됐죠. 제 딴에는 그 어느 작품보다 말을 많이 했는데, 병헌 오빠는 자꾸만 제가 말을 안했다고 하네요. 하하."

우즈베키스탄에서 촉박한 일정으로 촬영하느라 시간이 없었던 '나의 결혼 원정기'와 달리 시간을 넉넉히 두고 촬영해 처음으로 영화 작업이 편하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그 해 여름'속에서 그의 패션(?)은 '나의 결혼 원정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티셔치와 치마. 예뻐보이고 싶은 여배우라면 한 편도 아닌 두 편째 그런 스타일을 선보이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의도된 설정이냐는 질문도 받긴 했는데요, 그건 아니고. 제 마음에 쏙 들었던 시나리오들이 하필 그런 거죠. 자신감은 아니지만, 뭔가 더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팜므파탈 이미지를 보인 CF도 찍었듯이 전혀 다른 모습을 언젠가 보여줄 수 있다는.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굳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안해요."

영화와 드라마, 쉼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연기 잘 하는 예쁜 배우라는 평을 듣고 있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반드시 저 자리에 올라갈거야'라고 생각하며 왔던 적은 없어요. 주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위치로 평을 해주시고, 좋은 길을 걷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니까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더욱 열심히 했던 것 밖에는. 이번에도 병헌 오빠가 캐스팅단계에서 '정인 역에 수애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셨다는 걸 듣고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더 악착같이 했습니다."

파트너 이병헌에 대해 "영화를 보니 '아름다운 날들'의 그 배우 맞더라"라는 말을 했다.

"현장에서 장난도 잘 치고, 분위기를 너무 잘 이끌어서 연기하면서도 내가 아는 '아름다운 날들'과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그 눈빛을 보인 배우 맞나,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제가 팬으로서 봤던 그 절절한 눈빛이 나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은 후 석영을 평생을 만나지도 못한 채 살아야 했던 정인이 과연 행복했을까.

"정인은 정말 행복했을 거에요. 가슴에 석영을 담아두고 살았을 것이고, 늘 석영을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그리워했을 거에요. 보고 싶은 미련은 없었을 겁니다. 이미 가슴이 꽉 차있었을 테니까."

석영을 가슴에 품고 살았을 정인이 행복했듯, 예쁘고 가슴 시린 멜로 영화 한 편을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은 수애 역시 행복할 듯 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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