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직장 다 그만두고 개그 도전
6번 떨어지고 무명시절 힘든 고행
‘개콘’ 등장 하자마자 시선 한몸에
“포장지가 없으면, 포장지가 없는대로 사는거죠.”
진실하면 마음으로 통하는 법이라며 뚝배기 같은 사람이 좋다는 장동혁.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방송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자부한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포장하지 않고 꾸밈없는 인생관을 느낄 수 있었다.
나름대로의 인생관에 걸출한 입담으로 개그콘서트에 등장하자마자 시선을 모은 ‘노마진’ 장동혁의 내공으로 보아 상당한 연륜을 생각했지만 아직 20대 팔팔한 청춘이다.
79년생 스물여덟 나이에 비해 뚝배기 같은 개그 내공이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개그맨이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지나온 모양이다. 개그콘서트 인기 캐릭터 ‘노마진’의 내공도 이때 쌓은 것. 개그로만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실제 모 가전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전국 판매 1위 사원까지 해봤단다.
군대 제대 후 24살, 갑자기 잘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개그맨이 된다고 하니 집에선 바람이 들었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큰 잘못이 아니라면 의사를 존중하는 집안 분위기로 결국 그의 개그맨 도전기가 시작됐다.
공부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무명시절 개그맨 시험을 6번이나 떨어졌단다. 힘든 시절 기분이 어땠을지…. 다행히 지금 장동혁이 있기까지 개그에 뛰어든 친구들이 무명시절에도, 개그콘서트에서 활동하는 지금도 함께 하고 있어 큰 힘이 됐다.
장동혁의 무명시절 친구들을 만난 곳은 유명한 개그 동호회 ‘코미디 뱅크’. 김웅래 교수(전 KBS프로듀서)가 운영하는 코미디뱅크는 ‘노마진’ 장동혁을 비롯, “민이라고 해~”의 오지헌, “길룡이어라~”의 김재우, “조아조아~”의 윤택 등 이젠 유명인이 된 개그맨들이 아마추어 시절을 함께 부비고 고생하면서 실력을 키운 곳이다.
벌써 개그계 4년차가 된 그의 곁에 이팔청춘 한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맘씨좋은 애인이 있으면 좋으련만, 장동혁은 다소 엉뚱하다. “제 여자친구는 오지헌이에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코뱅(코미디 뱅크)에서 친했고 입사도 동기죠. 거의 여자친구 수준이라니까요. 고민이란 고민은 다 터놓고 서로 모르는 게 없죠. 너무 서로 모르는게 없을 정도예요.”
코미디뱅크에서 활동하던 당시 오지헌의 프라이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배고픈 시절을 보낸 장동혁은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신이 나는 것 같다. 고생은 내공이 돼 ‘노마진’ 장동혁을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