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男가수 가요계‘싹쓸이’

가을은 역시 남자의 계절인가보다. 올가을 가요계는 남자 가수들의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테이프를 끊은 가수는 지난 9월 리메이크 앨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를 발표한 이승기. 이소라가 불렀던 ‘제발’을 리메이크한 동명 타이틀곡 ‘제발’은 순식간에 각종 가요차트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그룹 god에서 독립한 손호영이 첫 앨범 ‘YES’의 타이틀곡 ‘운다’로 이승기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한동안 이승기와 손호영이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스타급 남자 가수들이 속속 앨범을 발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승철 ‘Reflection of Sound’,신승훈 ‘The Romanticist’,비 ‘Rain’s World’,세븐 ‘Se7olution’,성시경 ‘발라드’,김태우 ‘하고싶은 말’,장우혁 ‘My Way’,SG워너비 ‘The precious History’ 등 대형가수들의 앨범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가요 차트는 이들 노래로 채워졌다. 그리고 정규앨범은 아니지만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이루 조은 JK김동욱 김진표 등이 여기에 가세하고 나섰다.

음악포털 사이트 벅스의 안지영 과장은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에 신보 발매가 많이 되는 편이지만 올해는 유독 가을 집중 현상이 심하다”면서 “특히 대형 스타들은 앨범을 발매할 때 출시하는 시점을 서로 조절하곤 하는데,이번에 남자 가수들이 총출동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 가을에도 김종국 엠투엠 휘성 SG워너비 등 남자 가수들의 활약이 돋보였고,2004년과 2003년 역시 김종국 이승철 이승기 윤도현 휘성 김진표 김정훈 등 남자 가수들이 가요차트 상위권을 독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빅스타들이 너도나도 음반을 내놓는 것은 유례가 없다.

최근 가요차트 수위를 보면 이승철의 ‘소리쳐’,성시경의 ‘거리에서’,비의 ‘I’m Coming’,이루의 ‘까만안경’,세븐의 ‘라라라’ 등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무대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비가 음반이나 음원에선 콘서트만큼의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대신 부드러운 발라드가 일품인 성시경과 이루,그리고 세븐이 가요계 왕좌를 다투고 있고,또 이들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무래도 스산한 계절이다보니 ‘보는 음악’보다 ‘듣는 음악’이 팬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남자 가수들에 비해 여자 가수들의 활동은 눈에 띄게 저조하다. KBS 드라마 ‘황진이’의 OST에 수록되어 있는 ‘나쁜 사람’ ‘그대 보세요’의 백지영과 최혜진을 제외하면 여자 가수들은 가요계 차트 상위권에서 밀려나 있다. 남자 가수들에 비해 음반을 발표한 가수들이 적은 탓도 있지만 엄정화 이정현 간미연 등 스타들이 새 음반을 냈어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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